문화재 예고 ‘스카라’ 무단 철거
소유주 “재산권 침해”강행 뜻…규제법규 없어
노형석 기자
▲ 지난 6일 건물주의 전격 철거로 정면부가 뜯겨나간 옛 스카라 극장. 현관 벽체는 완전히 헐렸고 내부도 크게 훼손됐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1930년대 건립 이래 서울 도심의 대표적 영화관으로 유명했던 중구 초동 옛 스카라극장의 상당 부분이 6일 철거된 것으로 밝혀졌다. 건물 소유주인 ㅎ물산은 지난달 문화재청이 극장을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예고하자 6일부터 건물 정면부 현관을 허물고 철거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밤 <한겨레> 취재진이 살펴본 결과, 극장 건물은 정면 돌출부 아래쪽 현관의 벽체가 완전히 뜯기고 기둥 상당수도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 쪽은 이와 관련해 “전날 관할 중구청으로부터 철거가 시작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차순대 과장은 “등록예고 방침을 통보할 당시 소유주가 재산권 침해라며 반발했던 만큼 이번 철거는 문화재 지정 근거를 사전에 제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유주 쪽 변호인이 등록절차를 강행할 경우 건물을 완전히 헐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곧 소유주와 만나 철거를 만류할 생각이나 강행하더라도 법률상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극장 부근에는 ㅎ물산에서 고용한 철거반 인력들이 계속 대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라극장은 국내 초창기 극장 건축의 역사를 간직한 드문 건축물로 꼽힌다. 1935년 지어진 대지면적 300평, 연면적 658평의 지하 1층, 지상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일본 건축사무소가 설계해 여섯달 만에 완공됐다. 원래 ‘와카구사게키’(약초좌)로 불렸다가 광복 뒤 수도극장, 스카라극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30년대 모더니즘 건축 양식의 전형으로, 반원형 현관 부분이 도로 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독특한 모양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상 근대문화재의 최종 등록은 소유주가 동의해야 가능하며, 재개발 등을 위한 무단 철거 행위를 규제할 법규는 제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기사등록 : 2005-12-08 오전 06:47:20기사수정 : 2005-12-08 오전 06: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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