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콘트롤타워 실종

2014년 4월16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 마련된 해양수산부 종합상황대책본부에서 한 직원이 '전원 구조' 오보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콘트롤타워 실종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세월호 사태 초기 “박 대통령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 보고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이 국가안보실을 거론한 발언과 9시 30분 해경이 팩스로 상황보고서를 청와대와 안행부, 군 합참본부 세 곳에 보낸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가 재난 상황시 안행부와 별도의 직보 체계를 통해 사고를 챙기는 구조였음은 명확하다. “9시 19분 해경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종합상황실에 유선보고를 했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를 가리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때까지 차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홍원 국무총리는 보고 체계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총리실이 등장하는 것은, 사고가 거대한 재난으로 판명난 16일 밤부터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선수 주변에 몰린 선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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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과 해군 함선 33척, 항공기 6대로 구조작업 벌이고 있다" 보고. 그러나 현장엔 123정과 헬기 2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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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청 소속 해경 특공대 7명, 전남지방경찰청 헬기 얻어타고 출발

 

 어업지도선, 물에 빠져 의식 잃은 승객(구명조끼 미착용) 구조했으나 사망

 

 전남 진도교육지원청에 구조학생 수용시설 설치 요청

10시 25분. 청와대 대변인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전하기 위해 기자들을 불러 모으던 시각, 이미 가라앉은 세월호 주변 바다에선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떠내려가는 의식불명의 한 남학생이 전남도 어업지도선 단정에 의해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내렸던 정차웅 군이었다.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12시 20분께 숨이 멎었다. 이후 구조선은 바다에서 살아있는 단 한 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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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대부분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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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때까지 구조 위해 몰려든 민간 어선 30~40여척. 민간어선에 구조된 승객 수는 90여명(전남도 추정)~78명(JTBC 자체집계)~69명(해경 집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첫 브리핑 "박대통령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 보고받았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인천 해양경찰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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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전복 시점. '선체 전복(선수 선저 일부분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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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상황실, 목포 해경에 서거차도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구조자 이동 요청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 가잖아요. 팽목항으로 일단은 중앙부처에서 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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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상황실, 서해청에 구조자 이동 재차 요청 "보건복지부 말로는 사람들이 나오면 병원 갈 사람은 병원에 보내고… 서거차도는 섬이라 많은 인원이 못가기 때문에"

 

 목포해경, 119 요청에 "사람을 구조하는 게 급선무고 지금 배는 침몰했어요. 구조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가까운 섬에 내려놓고 구조하러 가야하니까 일단 나중에 전화하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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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소방청 헬기2호기 이륙, 도청 들러 박준영 전남도지사 태우고 53분께 재이륙

 

 서남수 장관 현장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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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청 특공대 일부(7명), 사고해역 가까운 서거차도 방파제 도착

 

 119 상황실, 구조자 이동 요청 "중앙 정부에서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서거차도에서 다른데로 가버리면 어떻게 해요. 다 붕 뜨게 된단 말이에요. 모든 소방방재청, 보건복지부라든지 모든 내려오시는 분들이 모두 다 팽목항으로 되어 있는데"

 

 목포해경, 119 요청에 "인명구조가 우선이니까 그건 나중에 나중 일이구요 지금 많이 바쁘니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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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 19명(진해기지) UH-60 헬기를 포항에서 불러 탑승했으나, 잠수장비 휴대 안해(장비는 오후 2시 1분 수송 지원헬기로 이동)

 

 목포MBC 기자, 언론사 중 가장 먼저 사고 해역 도착

관료사회야말로 '재난' 그 자체였다.

 

장관들의 ‘현장 출동’은 엉터리 시간 기록 해프닝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오전 10시 이후 안행부·해수부·교육부 장관 등이 일제히 진도 현장을 방문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방방재청(119)이 구조 작업중인 해경과 ‘의전’ 실랑이를 벌이는 원인이 된다.

 

10시 34분, 소방방재청장과 안행부 장관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은 119 상황실은 아직 구조 작업이 한창인 해경에게 연락한다. “서거차도는 섬이라서 못 간다. 팽목항으로 중앙부처가 온다는데” 이미 구조돼 서거차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생존자들을 팽목항으로 이동시키라는 요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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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전원구조" 오보 최초 (현장 기자의 오보 가능성 제기 의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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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채널A "전원구조"

해경은 지금 진행중인 구조가 급하다는 이유로 무시했다. 그러자 재차 연락해, “중앙 정부에서 (팽목항에) 집결하고 있는데”라고 따진다. 물론 의료진이 집결하기에 팽목항이 유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 작업중인 해경에게 이동부터 재촉한 것은 ‘무리한 의전’ 때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해경은 당장 진행중이던 구조작업에 향해야 할 일손을 나눴다. 12시 35분에 89명의 구조자를 서거차도에서 팽목항으로 옮겼다. 안행부 장관이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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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통령, 특공대 투입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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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Y, TV조선 "전원구조"

전남도지사는 구조작업을 해야 할 소방 헬기를 도청으로 불러 탑승해 논란이 됐다.

 

전남도소방헬기 2호기는 전남소방항공대를 이륙한 뒤, 10시 40분께 전남도청에 들러 박준영 전남지사를 태웠다. 2호기는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사고해역 주변을 선회한 뒤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운동장에 착륙했다. 박청웅 도 소방본부장은 “구조를 위해 현장에 갔지만, 당시 해경이 공중충돌과 구조혼선 등을 이유로 소방 헬기의 사고해역 진입을 통제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광주소방헬기 역시 진도 사고 해역으로 가던 도중“전남도청을 경유해 달라”는 전남소방본부의 요청을 받고, 방향을 돌려 전남소방본부장과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태운 뒤 10시 37분께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소방본부장은 현장 지휘를 해야 해 소방 헬기에 탑승할 수는 있지만, 이미 9시 30분께 출동 지령을 받아 영암군 상공을 지나고 있던 헬기를 되돌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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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전원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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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교사, '목포 해경에 학생전원구조 사실여부 확인' 전화" (경기도 교육청이 국회 제출한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문자 발송 경위')

 

 MBN 등 "전원구조" 오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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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청, 기자들에게 전원구조 통보

 

 여러 언론사, 교육부 통보를 속보로 보도. 대규모 오보 사태 발생

단원고 체육관에 모인 학부모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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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해수부장관 "현장 출동"

 

 미 해군 상륙강습함 보놈 리처드호 현장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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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해경청 특공대(7명) 사고 해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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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정보도

‘전원 구조’ 오보도 재난이었다. 해경과 교육청, 안행부(중대본)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헛발질과 언론의 속보 경쟁이 합쳐진 결과였다.

 

문화방송(MBC)은 11시 1분 최초로 ‘전원 구조’ 소식을 속보로 전한다. “현재 학교(단원고) 측은 학생들을 전원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기자 리포트) YTN과 채널A, TV조선 등이 속보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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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해경 122 구조대 10명 도착했으나 고속함정 몰 승무원이 없어 버스-어선-경비정으로 이동해 지연

 

 MBC 정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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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명 구조 완료"만 보고. 배 안에 갇힌 실종자에 대한 보고는 누락하는 등 축소 보고    

 

 경기교육청, 전원 구조 공식 발표 (2차 공지/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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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전원구조" 오보 (타사 정정보도보다도 늦은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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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2차 브리핑- "161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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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지영씨 시신 첫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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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구조대 4명, 입수 시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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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놈 리처드호가 헬기 MH-60 2대 먼저 급파. 이미 해역에 다수 헬기 있어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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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 현장 도착 (출동명령에서 실제 출동까지 1시간16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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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학부모 160명, 전세차량 4대로 진도 이동

전세버스에 나눠타고 있는 학부모들. 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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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3차 브리핑 "179명 구조, 선사여직원 박지영씨 사망"

 

 중대본 브리핑 생방송으로 ‘전원 구조’ 보도 거짓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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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 자원잠수부 윤아무개(특전예비군중대 소속)씨, "12시 반께 이주영 해수부 장관이 격려사한다며 출항 지연시켜" 주장. 안행부와 해수부, "당시는 장관들 이동중" 반박 (윤씨, 이후 ‘2시께 강병규 장관’으로 정정)

 

 "이 장관, 김포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사고 현장 이동중"

 

 "강 장관, 인천에서 진도행 경찰헬기에 12시께 탑승해 이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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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자 89명 여객선 이용 서거차도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이동. 의전 목적 이동 논란

11시 9분, 경기도 교육청이 출입기자들에게 “전원 구조”를 문자로 공지했다. 재난 상황에서 정부 기관의 발표는 정부 공식 입장으로 간주될 수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사태 해명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먼저 단원고 학교 관계자가 학생 전원구조 소식을 알려 왔고, 이후 기자들의 문의가 쇄도함에 따라 해경에 확인 전화를 거쳐서 문자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다수 언론이 경기도 교육청의 발표를 받아 썼다. 재난 상황인만큼 정부 기관의 발표를 1차 텍스트로 삼는 것은 재난 보도의 기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도가 이후 현장에서 확인된 보고를 반영해 수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MBC 목포 주재 기자는 “현장 상황은 다르다”고 전했다. 그러나 MBC의 정정보도는 서울방송(SBS)이 가장 먼저 “전원 구조는 오보”라고 11시 19분 알린 때로부터 5분 뒤에야 이뤄졌다.

 

재난 주관 방송사인 한국방송(KBS)은 더 심각하다. SBS와 MBC가 모두 정정보도를 한 뒤인 11시 26분에 “전원 구조”라고 최초 보도했다.

 

사람들은 뉴스에서 들려오는 ‘전원 구조’ 소식에 안심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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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진 국방부 장관, 합참 청사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상황보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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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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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구조대 6명 1차 입수. ‘저시정으로 진입 불가'

 

  기자단(15명), 해경 106정 편으로 사고 해역 이동

 

 강병규 장관, 사고 해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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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상황실, 중대본에 보내는 수시 상황보고서에서 총 370명으로 구조자 수 잘못 기재 (김현 민주당 의원실 제공. 해경 보고서에는 관련 내용 없음)

초기 선체진입에 실패했다면 즉각 잠수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해경 특공대는 사고 해역에 즉각 출동이 어려웠다. 탈 헬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해경의 잠수 구조인력은 해양경찰 특공대(SSAT·각 지방 해경청 소속 총 126명), 122 구조대(SSRT·전국 17개 해양경찰서에 총 155명), 심해(70미터) 잠수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구조단(부산에 11명) 셋으로 나뉜다.

 

가장 빨리 출동할 수 있었던 서해해경청 특공대원들은 오전 9시 30분께 전남 목포 삼학도 해경 전용부두에 모였다. 서해해경청 헬기 3기 중 사용 가능한 1기(B511호)가 이미 출동한 뒤였다. 결국 긴급수배한 전남지방경찰청 헬기를 얻어타느라 일부(7명)만 10시 25분에 출발했다.

 

10시 45분 서거차도 방파제에 내린 특공대원들은 민간 어선을 얻어타고 11시 15분에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나머지 특공대원 18명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진도 해역에 집결할 수 있었다. 타고 가던 경비정이 고장나 1시간 지연되는 통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5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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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규 장관, 서해해경청 상황실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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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청, 전원 구조 번복 "다시 해경이 구조중이라는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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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수 교육부 장관, 진도실내체육관 현장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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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해 잠수 가능한 부산해경 특수구조단(SRU) 사고해역 도착. 장비 싣고 올 전용항공기가 없어 부산 다대포(차량이동)-김해공항(비행기탑승)-목포공항(헬기이동) 과정에서 지연  

122 구조대는 버스를 타고 진도 팽목항으로 갔다. 어선과 경비정을 번갈아 타며 사고 해역에 도착한 시각은 11시 24분이었다.

팽목항에 도착한 생존 승객들.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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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 145척, 헬기 15대 주변수색 및 잠수부 8명 입수 수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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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인원 90명 팽목항 이송완료 (해경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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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탑승자 477명, 구조자 368명, 사망 2명" 공식 발표(집계 오류 및 오보 원인 두고 해경과 안행부, 교육부간 책임 공방)

 

 해경, 중대본 구조 발표 반박 "168여명 구조" 불만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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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DT 현장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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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집계 오류 통보받고 구조자 수 정정(180여명 선으로 확인중이라고 밝혀)

 

 단원고 교무부장 긴급 브리핑 "14시20분 현재 연락되는 구조 학생 77명"

단원고 긴급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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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해경청, 세월호 침몰사고 수사본부 설치. 수사인원 30명, 본부장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이평연 총괄안전부장

사고 현장에 출동한 이주영 장관과 해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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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구조대 6명 2차 입수. ‘진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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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단, 사고 해역 촬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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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해경청 특공대 18명 진도 해역 집결해 P-120정 승선

 

 강병규 장관, 박 대통령 중대본 방문 수행차 서울로 다시 헬기 타고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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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선 승선 총원 459명(승무원 30, 여객 429)으로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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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경찰청장 주관 대책회의 실시

서해지방해경청장 사고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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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수 장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컵라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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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탑승자 459명, 구조자 16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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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8시간 지났는데 왜 실종자 숫자 파악도 못하나" 학부모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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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사망보험금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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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해경청 특공대 18명 현장 도착. 타고 가던 P-120정 기관 고장으로 P-125정으로 갈아타느라 1시간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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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 중대본 방문, "구명조끼 입어도 발견 힘든가"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포기하지 말고 최선 다하라"

 

 김문수 경기지사, 단원고 방문 뒤 진도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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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들 추가 도착. 일부는 구조된 아이들과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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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 4명 잠수 실시. 가이드라인 1개 최초 설치

 

 122구조대 3차 입수. 잠수요원 4명(해경2, 해군2) 10분 입수. 이상 입수 인력 16명, 입수시간 70분. 그러나 발표는 "해경 잠수요원 118명과 특수요원 42명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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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관계자 "해군 구조대원 2명 6시 30분께 선실 3곳 들어갔다 나왔다" 주장했으나, 내부진입은 아닌 것으로 보임

 

 중대본 "앞으로 구조자 수 해경에서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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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수색작업 잠정 중단  

 

 "탐색구조를 주도하고 있는 해경에서 잠수작업 통제로 해경 잠수팀 우선 입수" 주장

 

 "하잠색 부족(해군 설치 1개)으로 다수 잠수사 입수 불가, 군이 설치한 하잠색 이용 해경 입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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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조류로 수색 중단

 

 선사측에서 지정한 민간 구조업체 언딘 현장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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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장관, 문해남 해양정책실장 현장 총책임자로 임명. 문 실장은 구조상황 답변 못해 가족들에게 멱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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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 진도로 이동중 트위터에 자작시 게재 <캄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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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탑승자 462명, 구조 174명"

 

 KBS "육해공 총동원 입체 수색" 오보 (실제 투입 잠수사는 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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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총리, 목포 서해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 소집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구성 결정

 

 안행부 대신 해수부가 사고 현장 지휘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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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놈 리처드호, 사고 해역 도착

사고 해역을 바라보며 밤을 지새우는 실종자 가족들.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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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강병규 장관 등과 상황실에서 치킨 시켜먹다 빈축

좀 더 전문적인 잠수 장비를 갖춘 특수구조단은 본부가 부산 다대포에 있어 진도까지 이동이 더욱 멀었다. 김해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오니 낮 1시 42분이 됐다.

 

해경은 오전 11시 40분, 오후 1시, 3시에 입수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전원 구조’ 오보 못지 않은 것이 안행부(중대본)의 오락가락 집계다. 낮 12시 11분 브리핑에서 “179명이 구조됐고 선사 여직원 박지영씨가 사망했다”며 전원 구조가 사실이 아니라고 최초로 정정했다. 그런데 오후 2시 브리핑에서 구조자 수가 별안간 368명으로 늘었다. 이같은 혼선은 전원 구조까진 아니라도, 승선자의 상당수가 구조되었으며 앞으로 구조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는 원인이 됐다.

 

사고 수습 초기 벌어진 집계 오류 및 오보의 원인을 두고 안행부, 교육부는 해경에게 책임을 떠밀고 있다. 안행부의 경우, 해경이 낮 1시에 중대본에 보내는 수시 상황보고서에 구조자 수를 370명으로 잘못 기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해경의 잘못은 분명하다. 사실상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도, 해경은 “162명 구조 완료”만 보고(11시 25분)하고 낮 2시 30분까지 배 안에 갇힌 실종자에 대한 보고는 누락했다. 상황을 분명히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배가 침몰한 뒤에 갑작스럽게 370명으로 구조자가 늘어났는데도, 해경에게 확인 한번 해 보지 않고 공표한 중대본의 책임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각 부처마다 각기 다른 구조자 수를 언론에 발표하고 서로 반박했다. 각 부처 장관들이 속속 사고해역에 도착해 ‘의전’을 챙기기 시작했다. 구조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앞으로 이어질 ‘카오스’의 시작에 불과했다.

전원 구조 철회 해프닝으로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모두 정부 대처에 집중됐다. 중대본의 ‘368명 구조’ 발표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여론은 빠르게 악화했다. 중대본은 배에 몇명이 탑승했는지, 몇명이 구조됐는지도 몰랐다. 자신만만하던 중대본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인하고 답변 드리겠다”만 수십 차례 반복하며 군색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청와대도 이 시점부터 공백을 보였다. 12시 이후 오후 5시 10분에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종로 안행부 청사에 차려진 중대본 사무실을 찾을 때까지 청와대가 무엇을 했는지 아무런 기록도 없고, 공개도 하지 않고 있다. 짐작컨대 2시께 늘어난 구조자 수에 안도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나고 여론이 악화하자 대통령의 대응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을 방문하는 것도 이 때 고려된 안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침묵하는 동안 관료들의 ‘황당한’ 행보는 계속됐다.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진도에 도착한 지 2시간 10분만인 오후 3시 10분, 다시 허겁지겁 서울로 돌아가는 ‘엉뚱한’ 행보를 보였다. 중대본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현장에 남아 있다가, 오후 4시께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체육관 탁자에 있는 응급의료품을 치우고 컵라면을 먹었다. 집중 포화를 맞았다.

강 장관이 부랴부랴 헬기를 타고 돌아갔지만, 오후 5시 10분 서울 안행부 청사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을 간발의 차로 놓쳤다. 대신 안행부 2차관이 박 대통령에게 브리핑을 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 박 대통령이 물었다. 학생들 대다수가 침몰한 배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뉴스를 통해 알려진 지 벌써 한참이 지난 후였는데도,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다.

해군은 어땠을까. 해군 해난구조대(SSU)가 출동 명령을 받은 시각은 9시 34분이다. 이들 1진이 진해 해군기지에서 헬기에 탑승한 시각은 10시 50분, 도착한 시각은 낮 12시 4분이었다. 출동 명령에서 실제 출동까지 1시간 16분이 걸렸다. 어처구니없게도 잠수 장비를 휴대하지 않은 채였다. 해군은 “해경에게서 지원 요청을 받을 당시 잠수 요원이 필요한 상황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장비는 뒤늦게 낮 2시 1분 수송 지원헬기가 싣고 공수에 나섰다.

 

가라앉은 선내에 에어포켓이 존재하더라도 차가운 바닷물(10~15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1~6시간. 데드라인은 오후 4시였다. 해군이 최초로 바다에 가이드라인(‘하잠색’)을 설치한 것은 오후 6시에 이르러서였다.

오후 무렵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현장에는, 전세버스를 대절해 낮 12시 10분 진도로 출발한 단원고 학부모들을 비롯해 피해자 가족들이 고속도로를 달려 속속 도착했다.

 

생각보다 적은 구조자 수에 절망했다.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를 보고 좌절했다. 실종자도 구조됐다고 적힌 엉터리 구조자 명단을 들고 보이지 않는 아이를 찾아 근처 병원을 헤맨 학부모도 있었다. 사고 후 8시간이 흘렀는데도, 누가 구조되고 누가 실종됐는지조차 혼선을 빚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오후 5시께를 전후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안행부(중대본)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저녁 6시 30분, “앞으로 구조자 수는 해경(해양수산부 관할)에서 브리핑한다”며 공을 떠넘겼다. 이후 상황 설명을 위해 무대에 오른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멱살을 잡혔다.

해경이 해군 잠수작업 통제했다는 문건. 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제공

6시 35분에는 해군의 수색작업이 잠정 중단된다. “탐색 구조를 주도하고 있는 해경에서 잠수 작업을 통제”하면서 해군이 설치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해경이 먼저 입수했기 때문이다. 잠수 작업의 주도권을 쥔 해경은 그러나 오후 6시 50분, 강한 조류로 수색을 중단했다. 그렇게 희망은 사라져 갔다. 

정부의 대응 난맥이 최고조에 달하자 16일 밤 10시 20분,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으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긴급 투입됐다.

 

총리실 주재로 사고대책 장관회의가 열린 결과, 안행부 중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신, 해수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라는 ‘컨트롤 타워’가 새로 생겨났다. 사고 뒤 13시간만에 생긴 ‘컨트롤 타워’였다.

해경-해수부(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무거운 책임을 넘긴 안행부 장관과 직원들은 이날밤 11시 30분, 중대본 상황실에서 치킨을 시켜먹었다.

 

사고 첫날은 이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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