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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24·안양 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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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데이트] ‘최고 테크니션’ 김기성
모두 10kg에 이르는 장비를 갖추고 링크에 들어서자 1000여 팬들은 기대감으로 술렁인다. 실업 2년차의 신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얼음판 위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도 만만찮다. ‘1번’ 백넘버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빙판 위에서는 언제나 ‘1등처럼’ 치열하게 뛰기 때문이다. 한국 최고의 다기능 테크니션 김기성(24·안양 한라)을 1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만났다. 연세대 2학년 때 코리아리그 6관왕에 올랐고, 지난 시즌 한-중-일 아시아리그 신인왕, 올 시즌 아시아리그 득점 4위(9골)를 달리는 등 스틱 이력이 현란하다. 심의식-송동환 등 전·현직 한국대표팀의 골잡이 맥을 잇는 대표주자라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러나 본인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다. 빠르고 근성있는 플레이, 북미리그 진출 꿈꿔“차라리 골프를 하라” 아버지 만류에도 꿋꿋 빈말이 아니다. 양승준 한라팀 총괄팀장은 “훈련에 미친 애예요”라고 했다. 하루 두 시간 팀 훈련 때 악으로 뛴다. 동료들은 “독하다”며 혀를 내두른다. 그는 “연습할 때 내 능력의 130%~140%가 될 정도로 집중한다. 그래도 진짜 시합 때는 100%가 안 나온다”고 했다. 전자칩처럼 정확한 상황 판단, 최대 스피드로 달리다 순간적으로 방향을 꺾는 기교, 반 박자 빠른 슈팅 센스 등의 비밀은 연습에 있었다. 그는 “마이클 조든이나 스즈키 이치로 같은 명 선수들의 자서전을 보면서 마음을 더 강하게 먹는다”며 “준비할 수 있을 때 준비하는 게 세상사의 기본인 것 같다”고 했다. 20대 중반이어서 주변에서는 쉽지 않다고 여기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진출을 꿈꾸는 것도 자신감 때문이다. 그는 “하키는 몸싸움을 많이 하지만, 힘이 아니라 머리로도 한다”고 했다. 상황을 미리 파악하는 시야 훈련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틈나는대로 비디오를 돌려보며 동작 연구를 하는 이유다. 이 대목에서 언론에 당부도 했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싸우는 운동이 아니다. 텔리비전이 좀 더 멋있는 골, 깨끗한 체킹 같은 것들을 보여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스케이트를 신고 가로 30m, 세로 60m의 링크에서 좌충우돌해야 하는 아이스하키는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대개 1분 단위로 5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1분이 넘어가면 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m78의 중키지만 지독한 웨이트 훈련으로 81kg의 체구가 통뼈와 근육으로 탄탄하다. 별명도 ‘아이스하키의 박지성’일 정도로 뛰는 양이 엄청나다. 그는 “상대 골대 주변에서 퍽을 에워싼 채 동료들에게 골 기회를 열어주는 것”을 장기로 소개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스틱을 잡은 김기성은 한양대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아버지를 닮았다. 아버지는 애초 “너무 힘들다. 차라리 골프를 하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동생 김상욱(연세대)도 대표선수급으로 성장하면서 열렬한 후원자 노릇을 한다. 근성있는 플레이가 형제의 공통점이다. 김기성은 “요즘은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와 옛날과는 다른 열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운동에만 올인하는 것도 자기를 알아보는 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민은 있다. 바로 군대다. 아시아리그 득점왕 출신인 ‘코리안 로켓’ 송동환(안양 한라)도 2006년 공익근무 입대 뒤 복귀했으나 실전 공백의 여파가 있다.
김기성은 “평창이 2018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면 군팀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꼭 그렇게 됐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항상 “어디까지 해볼 수 있나”를 시험한다는 그가 다시 스케이트의 끈을 확 조였다. 글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