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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포츠일반

아찔한 절벽 함께 타며 어느새 ‘형 동생’

등록 :2007-06-15 08:38수정 :2007-06-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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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선등자 구은수(오른쪽) 대원이 암벽화 끈을 조이며 다음 구간 등반을 준비하는 사이, 최동 대원은 뒤에 오르는 유경수 대원의 안전밧줄을 확보하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A href="mailto:kos@hani.co.kr">kos@hani.co.kr</A>
12일 오후 선등자 구은수(오른쪽) 대원이 암벽화 끈을 조이며 다음 구간 등반을 준비하는 사이, 최동 대원은 뒤에 오르는 유경수 대원의 안전밧줄을 확보하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kos@hani.co.kr
남북 합동 ‘금강산 암벽길 개척’ 현장 취재기
안전 조처 깜박하자 호통…잠깐 쉴 땐 도란도란
장갑 벗어주며 온정…“형 오는 것만으로도 좋아”

‘대한산악·명승지…’ 남북 첫자 따 ‘대명길’로

남쪽의 구은수 대원과 북쪽 최동 대원 등이 구룡폭포 바위에 새 암벽길을 개척하고 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남쪽의 구은수 대원과 북쪽 최동 대원 등이 구룡폭포 바위에 새 암벽길을 개척하고 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육로 개방으로 더 가까워진 민족의 명산 금강산. 첩첩산중마다 제각기 솟아오른 기봉들 행렬과 깊은 계곡의 푸르디푸른 못들이 어울린 자연의 조화에 산에 오르는 대원들 발걸음이 가볍다.

금강산 남북합동 암벽길 개척등반 마지막날인 12일 오전 10시께. 차량으로 접근한 등산로 입구에서 1시간 남짓 구슬땀을 흘리니 82m나 되는 절벽에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수가 물안개를 뿜어댄다. 한반도 폭포 제1로 치는 구룡폭포에 다다르니, 장비를 챙기는 대원들 움직임이 바빠진다. 송열헌 남북합동등반대장의 안전클라이밍 지시가 떨어지자, 개척할 암벽길 눈 관측을 마친 김남일 실무대장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계곡 속으로 울려퍼진다. “개척조는 바위 밑에서 대기하고, 정상조가 하강하면서 개척할 루트의 상황을 파악해 보고하라!”

남북이 함께 개척한 ‘대명길’ = 개척조엔 선등 구은수(37)와 후등 유경수(36), 그리고 북쪽의 최동(26) 대원이, 정상조엔 서우석(43) 김형수(36) 대원과, 북쪽 리광철(28) 대원이 나섰다. “남쪽 형님들 덕에 이런 등반을 하게 돼 영광입네다.” 명승지종합개발 지도국 산하 금강산 산악구급봉사대의 최동 대원은 암벽등반 3년차다. 개척조 선등에 나선 구 대원은 “북쪽엔 등산학교가 없어 암벽 클라이밍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는데, 대한산악연맹 차원에서 등반기술을 전수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암벽화와 안전벨트, 등·하강기, 배낭 등 장비일체를 남쪽이 모두 지원할 정도로 북쪽 실정은 어렵다. 북쪽 대원들의 실력이 아직 선등할 정도는 못되지만, 남쪽 대원들이 가는 어떤 난코스도 거뜬히 뒤따른다. 길을 성공적으로 새로 내자 북쪽 대원들이 대한산악연맹과 명승지종합개발 지도국의 첫자를 따 ‘대명길’로 하자고 해 새이름이 나왔다.


안전엔 남북 따로 없어 = “광철이! 먼저 확보를 해야지.” 상팔담 계단으로 정상에 오른 리광철 대원이 코스를 살피려 하강하려는 순간 야단을 맞았다. 밧줄을 하강기에 끼울 때 먼저 확보줄을 안전하게 걸어놓지 않자 김형수 대원이 호통을 쳤다. 바위를 타고 오른 개척조와 하강한 정상조가 만난 곳은 구룡폭포 바위 3분의 2지점(3피치 완료)이었다. 바위 아래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관폭정엔 남쪽에서 온 금강산 관광객들이 바위에 달라붙은 합동등반대원들의 모습에 구경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잠시 쉬어가는 짬에 간식을 나눠먹고, 담배도 한대씩 피워댄 뒤 유경수 대원이 최 대원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형이 다시 올 때 뭘 갖다줄까?” 최동 대원은 “형님이 오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히죽 웃는다. 유 대원은 까칠해보이는 최 대원의 손등을 보고는 “새 것은 아니지만, 내가 쓰던 장갑이라도 주고 갈께. 부탁할 게 있으면 말하고….” 어느새 호형호제하는 사이 바위에선 남북의 뜨거운 형제애가 느껴졌다.

아직은 요원한 에베레스트 합동등반 = 등반을 모두 마친 오후 3시께 남쪽 대원들은 북쪽이 내놓은 점심식사로 늦게나마 허기를 채웠다. 이날 새벽 잡은 돼지고기 요리와 가자미 튀김, 미나리와 오이무침, 김치와 각종 쌈, 김밥 그리고 반주로 백두산 들쭉술까지 남쪽 대원들은 공해없는 북쪽의 담백하고 정성어린 음식에 오랫동안 잊고 지내온 고향같은 푸근함에 푹 빠져들었다. 이인정(62)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3년전 우리가 바위에 오를 땐 수십명이 3개팀으로 감시를 하곤 했는데 이젠 서먹서먹한 것도 없는 한식구가 됐다”며 “궁극적인 산악교류의 목적은 에베레스트 합동등반이지만, 북쪽의 실정상 우리쪽 생각만 앞세워 추진할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한산악연맹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두차례씩 방북과 초청 산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명길’을 새로 내고, 2년전 개척했던 ‘아산길’과 ‘독립문길’까지 3개코스 등반을 모두 마친 남북합동 등반대원들이 구룡폭포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대명길’을 새로 내고, 2년전 개척했던 ‘아산길’과 ‘독립문길’까지 3개코스 등반을 모두 마친 남북합동 등반대원들이 구룡폭포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류경수(36·오른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원과 최동(26) 금강산 구급봉사대원이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 정상에 오른 뒤 손을 맞잡고 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류경수(36·오른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원과 최동(26) 금강산 구급봉사대원이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 정상에 오른 뒤 손을 맞잡고 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남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 대원들과 북쪽의 금강산 구급봉사대 대원들이 12일 오후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암벽 등산로를 개척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남쪽 대한산악연맹 구조대 대원들과 북쪽의 금강산 구급봉사대 대원들이 12일 오후 금강산 구룡폭포 오른쪽 절벽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암벽 등산로를 개척했다. 금강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렇게 높은 곳 깍아지를 절벽 바위에 매달려있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이렇게 높은 곳 깍아지를 절벽 바위에 매달려있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하강 두번째 피치를 내려가는 리광철 대원. 저 아래 멀리 관폭정이 보이고, 구룡폭포에서 내려온 물이 고여있는 담소도 눈에 들어온다. 고도감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하강 두번째 피치를 내려가는 리광철 대원. 저 아래 멀리 관폭정이 보이고, 구룡폭포에서 내려온 물이 고여있는 담소도 눈에 들어온다. 고도감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리광철 대원이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리광철 대원이 하강을 시작하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리광철 대원에 이어 기자가 먼저 하강한 뒤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김형수 대원을 밑에서 촬영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리광철 대원에 이어 기자가 먼저 하강한 뒤 마지막으로 내려오는 김형수 대원을 밑에서 촬영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서우석(오른쪽) 리광철(가운데, 북쪽 대원) 김형수 3명의 정상조 대원이 구룡폭포 바위 정상에 올라 하강할 루트를 살피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서우석(오른쪽) 리광철(가운데, 북쪽 대원) 김형수 3명의 정상조 대원이 구룡폭포 바위 정상에 올라 하강할 루트를 살피고 있다.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금강산/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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