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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출고된 첫 국산 헬기인 수리온 1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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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쏙] 수리온 탄생비화
회전날개, 얻은 자료 다시 빼앗기고
상태감시장치, 알맹이 없는 기술만 이전
임무체계장비, 국내업체와 재설계 분투
지난달 31일 최초 국산 헬기 수리온이 출고돼, 한국은 세계 11번째 독자 헬기 개발국가가 됐다.
흔히 ‘잠자리 비행기’로 불리는 헬기는 겉모습은 단순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 10개 나라만 개발에 성공했다. 헬기 제작에 첨단 기술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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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산헬기 ‘수리온’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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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의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상태감시장치(HUMS) 개발도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이 장비는 헬기의 구동품 상태를 모니터하고 제어함으로써 최상의 조건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원천 기술이 없는 우리나라는 미국 업체인 지이에이(GEA)와 원천 기술 제공을 포함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 2007년 1월 지이에이가 보낸 서류 봉투가 도착했다. 김외철 한국항공우주산업 책임연구원은 “보물섬의 위치가 그려진 보물지도만큼이나 소중한 자료였기에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류 봉투를 열어본 순간 김외철 책임연구원의 얼굴은 하얗게 얼어붙고 말았다. 잔뜩 기대했던 기술자료 봉투를 열어보니 10쪽가량의 외형 치수와 관련된 피상적 내용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 원천업체인 지이에이는 몇 가지 핵심 장비는 기술이전 불가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결국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거의 백지상태에서 독자 개발에 들어갔다. 김 책임연구원은 “원천 기술을 확보하려면 한번은 가야 할 길이었기에 무모한 도전의 주인공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숱한 시행착오와 좌절을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으로 극복하고 2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시제품을 완성했다. 원천기술 제공 업체를 방문해 시험해본 결과 ‘완벽하다’는 평가 결과도 받았다. 우리 손으로 만든 이 장비는 한국형 헬기에 장착되는 것은 물론이고 상태감시장치의 원천 기술 업체인 지이에이로부터 270여대 구매 제의를 받아 역수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헬기의 두뇌로 불리는 임무체계장비(MEP) 개발도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2007년초 한국항공우주산업 임무장비체계 담당팀과 유로콥터의 자동비행조정계통 담당팀이 처음 만나 각자 설계해온 임무체계 장비를 맞춰봤는데, 그동안 양쪽이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작업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1년 남짓한 작업 결과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애초 설계 기간이 짧았던 터라 설계 개념을 바꾼다면 예정된 일정 안에 설계를 끝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 개발팀은 온갖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쉬는 날 없이 일했다. 개발팀은 물론 협력업체 담당자들도 24시간 휴대전화를 켜놓고 문제가 생기면 한밤중이나 새벽이라도 전화를 걸었다. 연락을 받은 전국의 협력업체들은 즉시 경남 사천 공장까지 달려왔다. 외국 업체들과의 작업이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1월 실험실에서 통합시험 직전 통합시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 기술자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제대로 된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고 뒤에서 빈정거렸다. 조심스럽게 전원 스치위를 켜자 다기능 시현기의 모니터에 각종 비행정보가 떴다. 성공이었다. 실험실 통합 시험을 무사히 마친 임무체계장비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수리온에 탑재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