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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성

“엄마, 19금이 뭐야?”…코로나로 ‘집콕’ 아이들과 성교육 이렇게 해요

등록 :2021-02-23 12:42수정 :2021-02-2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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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 교육 예비 사회적기업 ‘나다운’
부모와 자녀 함께 듣는 성교육 강의
나다운 누리집 갈무리
나다운 누리집 갈무리

“최근에 아들이 ‘19금이 뭐야?’ 이런 질문을 했는데 뭐라고 답해야 할지….”

11살, 6살 두 아들을 키우는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아이가 티브이나 온라인으로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성에 관한 호기심이 늘어난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김씨는 난감했다. 책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등도 살펴봤지만 쉽지는 않았다. 종일 집에 있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성교육은 눈 앞의 고민이 됐다. 초중고교에서 성교육을 의무적으로 해야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교육이 줄어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와 자녀가 집에서 함께 배우는 비대면 성교육 강의가 생기고 있다. 성교육 소셜벤쳐 ‘나다운’은 그간 소규모 오프라인 강의 위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 온라인 강의를 강화했다. ‘내 몸 바로 알기', ‘아이 스킨십 경계선 세우기', ‘아기는 어떻게 생길까' 등 5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다.

나다운 유튜브 채널 갈무리
나다운 유튜브 채널 갈무리

오지연 나다운 대표(28)는 “국어교사를 준비하며 학생들을 만났는데, 미디어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성차별적 언어를 그대로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유아 때부터 성인지 감수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셜벤쳐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성교육서비스 사업을 처음 구상한 오 대표는 사회혁신 창업가 양성을 위한 청년 캠프에서 대상을 받으며 2019년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여성가족부와 서울시가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했다. 현재 다섯 명의 직원과 함께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오 대표는 “공교육에서 채워주지 않는 성교육 니즈를 채워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나다운의 교육과정은 만 5살부터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하는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 국제적 지침’에 따라 만들었다. 강의에 성 중립적 인물이 나오고, ‘가족’에 대한 개념을 설명할 때도 ‘정상 가족’만이 아닌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한다. 교재에 쓰이는 용어도 개선이 필요한 용어 ‘자궁’(아들 자, 집 궁)이 아닌 성중립적 용어 ‘포궁’(세포 포, 집 궁)을 함께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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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동화 <성이 별건가 싶어성>. 사진 나다운 누리집 갈무리

나다운의 교육목표는 아동이 자신의 몸을 긍정하며, 다양한 몸을 수용하고, 성인지 감수성과 젠더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교육과정에 노래부르기, 게임, 역할극 등을 활용한다. ‘아이 스킨십 경계선 세우기’ 강의는 성적 자기 결정권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역할극을 통해 아동이 스킨십에 동의하는 법, 또는 거절하는 법을 연습한다. ‘내 몸 바로 알기' 강의에선 신체 부위의 이름을 노래를 부르며 익히게 된다. ‘아기는 어떻게 생길까' 강의는 교구에 성기가 그려진 주사위가 포함돼 놀이를 통해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과정을 설명한다.

‘아기는 어떻게 생길까' 강의의 학습 교구 주사위. 성기가 그려진 주사위로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과정을 설명한다. 나다운 제공
‘아기는 어떻게 생길까' 강의의 학습 교구 주사위. 성기가 그려진 주사위로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과정을 설명한다. 나다운 제공

이 강의들은 아동이 양육자와 함께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통해 익히도록 돼있다. 8살 아들과 함께 강의를 들은 직장인 조아무개씨는 “아들이 예전에 할머니가 예쁘다고 만지면 싫어도 가만있거나 짜증냈는데 이젠 자신의 동의 없이는 하지 말라고 똑부러지게 얘기한다”고 수업 후기를 전했다 조씨는 “회사에서 실제 성희롱으로 해고 당한 사람이 있다. 회사에서 매년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지만 물리적 접촉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저도 어릴 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해 ‘성교육’을 좁게 생각했는데, 인간관계 전반에 걸쳐 필요한 부분이란 걸 깨달았다. 과거와 달리 성평등, 젠더 이슈 등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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