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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수사청 신설? 첫발 뗀 공수처·수사권 조정 안착이 우선”

등록 :2021-02-26 04:59수정 :2021-02-2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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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학계 “수사·기소 분리 공감하나
공수처 출범·수사권 조정 두달도 안돼
속도전에 앞서 공론화 과정이 필요”

일각에선 “국민여망 높은 지금이 적기…
수사청 신설, 수사권 조정 큰 문제 안돼”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2단계 안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2단계 안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을 신설해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이루려는 여당의 속도전에 법조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장기적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검찰개혁을 위해 이제 갓 가동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안착이 우선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충분한 사전 논의 없는 속도전이 정략적으로 비쳐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한겨레>가 인터뷰한 법조인, 학자들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체로 동의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수사청 신설 추진에는 엇갈린 평가를 했다.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쪽은 “국민 여망이 높은 지금이 적기”라고 봤지만, “최근 바뀐 형사사법체계의 안정화에 주력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많았다.

수사청이 신설되면 검찰에 남은 이른바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의 직접수사권은 수사청으로 넘어간다. 검찰은 공소 제기와 유지만 맡는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안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해 6월 중 입법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취지 자체는 동의한다”라면서도 “공수처가 이제 막 꾸려졌고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된 지 두달도 안 됐는데, 수사청을 새로 만드는 법을 발의하면 기존 법안의 문제를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지 않았고 새 제도에 따른 문제점 등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 수사기관을 신설하는 것은 성급함을 넘어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다”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과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 등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짚었다.

검찰개혁 1단계(공수처·수사권 조정)와 2단계(수사청)의 충돌 문제와 수사청 통제 장치 부재에 따른 우려도 나왔다.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갑배 변호사는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으로 기존 검찰 수사권을 다듬어놓은 상황에서 수사청을 만드는 게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청, 경찰, 검찰 등 각 기관이 어떻게 상호 견제하고 사건을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수사청 신설이 시급하다는 쪽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수사청으로 넘기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수사권 조정을 크게 흔들지 않아도 되고, 수사권을 여러 기관으로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정의가 망가진 이유가 수사, 기소, 영장청구권을 검찰이 독점했기 때문”이라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오히려 검찰이 진정한 인권의 보루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반부패 수사 역량 후퇴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재판 대응과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권력형 비리, 경제 범죄 등 중대 범죄일수록 축적된 수사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속도전에 앞서 공론화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청이 검찰개혁 2단계라면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이 핵심이었던 1단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2단계가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지금은 그런 과정 없이 수사청 설치가 목적이 된 것 같다. 폐쇄적 개혁 논의는 오래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영수 교수도 “검찰에 대한 감정으로 밀어붙일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수사권 조정 등이 제대로 안착되는지 국민 불안이 큰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옥기원 장예지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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