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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대법 “형 강제입원 질문에 해명 발언…적극적 공표행위 아냐”

등록 :2020-07-16 22:15수정 :2020-07-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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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 공표’ 7대5로 파기환송

의도적으로 허위사실 공표?
다수 의견은 “해명 과정에서 나와
허위사실 드러내려는 의도 없었다”
반대 쪽 “적극적 표명 의미 불명확”

TV토론 즉흥성 놓고도 다른 판단
“시간 제한 탓 표현 명확성 한계”
“질문 예상하고 미리 답변 준비”

“선거과정 활발한 토론 보장돼야”
“토론회 발언 갖고 수사권 개입땐
선거결과 검찰·법원에 좌우될 우려”
“표현의 자유 보장된다고 해도
선거의 공정성 인정돼야” 반론도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주재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주재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공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생명이 걸렸던 선거법 재판의 핵심 쟁점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을 해명한 이 지사 발언의 위법성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티브이(TV) 토론회에서의 그 발언은 대법관 7명(김명수·노정희·권순일·박정화·김상환·김재형·민유숙)의 다수의견으로 무죄로 판단됐다. 항소심의 유죄 판결이 옳다는 반대의견은 5명(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이었다. 과거 이 지사를 변론했다는 이유로 사건 심리에서 빠진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 대법관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이 지사 발언은 동영상으로 남아 있지만, 같은 발언을 놓고 위법성에 대한 양쪽의 판단은 판결문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갈렸다.

이 지사 발언 대체 무엇이기에? 2018년 5월29일과 6월5일 열린 티브이 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이 지사에게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서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불거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다. 이에 이 지사는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주요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정신 치료를 받은 적도 있는데 계속 심하게 하기 때문에 어머니, 저희 큰형님, 저희 누님, 저희 형님, 제 여동생, 제 남동생, 여기서 진단을 의뢰했던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직접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고, 제 관할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 하게 했습니다. 김영환 후보께서는 저보고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닙니다.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은 제 형수와 조카들이었고, 어머니가 보건소에다가 ‘정신질환이 있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보자’고 해서 진단을 요청한 일이 있습니다. 그 권한은 제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어머니한테 설득해서 ‘이거 정치적으로 너무 시끄러우니 하지 말자’ 못 하게 막아서 결국은 안 됐다는 말씀을 또 드립니다.”

검찰은 이 지사가 관할 보건소장 등에게 친형 강제입원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고 결국 이 지사의 발언은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그를 기소했다.

‘허위사실 공표’ 놓고 유무죄 의견 팽팽 대법원은 다수의견으로 이 지사가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드러내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기에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발언은 김 후보자의 질문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기에 ‘적극적이고 일방적’인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의견은 항소심 판단과 마찬가지로 이 지사가 당선될 목적으로 일부 사실을 숨겼고 사실을 왜곡했다고 봤다. 또 다수의견이 말하는 ‘적극적·일방적 표명’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적극적·일방적 표명과 그렇지 않은 표명을 달리 보아야 할 근본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친형을 입원시키려 했느냐’는 김 후보의 질문을 이 지사가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사실이 있느냐’로 해석한 것이라며 “그런 적 없다”는 이 지사의 발언은 상대 후보의 질문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반대의견은 김 후보가 뒤이어 “보건소장을 통해서 하지 않았습니까”라며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 점을 강조하며 맞받았다. “이 지사가 분당구 보건소장 등을 통해 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선거인들의 평균적인 인식”이라는 것이다.

티브이 토론회의 즉흥성을 놓고도 다수의견은 “토론의 경우 공방이 제한 시간 내에 즉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다”며 “설령 후보자가 부분적으로 잘못되거나 일부 허위의 표현을 해도 국가기관이 아닌 일반 국민이 토론과 후속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반면 반대의견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 2012년 6월에 불거졌고 이 지사가 이를 지속적으로 해명했던 점을 들며 “이 지사는 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형에 대한 정신병원 입원 절차와 관련해 질문할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기에 답변을 미리 준비했고 그대로 답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활발한 토론이 보장돼야 한다며 “후보자 토론회 발언을 문제 삼아 수사권의 개입이 초래된다면 수사권 행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선거 결과가 검찰과 법원의 사법적 판단에 좌우될 위험에 처해짐으로써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로 대표자를 선출한다는 민주주의 이념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의견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대의민주주의의 기능과 선거의 공정성, 후보자 간의 실질적 평등 등 선거제도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판결문 중 다수의견의 판시 분량은 12장, 반대의견 분량은 17장이었다. 치열한 공방의 흔적이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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