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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대면 대신 서면보고…또 앙금 드러낸 윤석열-이성윤

등록 :2020-07-01 21:07수정 :2020-07-02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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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주례보고 서면으로 대체
자문단 소집 놓고 정면충돌 뒤
두 사람의 갈등 또다시 표출
‘이재용 기소’ 여부 논의 못해

현직검사, ‘자문단 강행’ 비판
박철완, 검찰 내부망에 글 올려
“채널A 기자 강요죄 여지 충분
대검 ‘무혐의’ 의견 재고돼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청 깃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청 깃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일 정기 주례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하는 등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매주 갖는 주례보고를 서면으로 갈음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날 전문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소집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던 둘의 갈등이 대면을 피하는 형태로 다시 한번 표출된 셈이다.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은 매주 수요일 검찰총장 집무실에서 만나 서울중앙지검의 중요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다. 특히 이날은 지난 6월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심의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고 의결한 직후여서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앞서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에 두 사람이 뜻을 함께했기에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어떻게 돌파할지 더욱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두 사람의 대면이 무산되면서 이 부회장 기소 여부에 대한 검찰 지휘부 간 심도 있는 논의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례 대면보고가 무산된 경위를 놓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은 말을 아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통상 주례회의 당일 대검 쪽에서 일정 연락이 오는 걸로 아는데 오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대검에 문의해달라”고 했고 대검 관계자는 “내부 논의 과정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는 “(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이) 각자 급한 일정이 있거나 개인 사정이 있어도 서로 이해만 되면 요일을 바꿔서 날짜를 따로 잡기도 하고 한주 미루기도 하고 서면으로 회의를 하기도 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에서 나온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검-언 유착 의혹 수사 지휘를 둘러싼 것이어서 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윤 총장은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 봐주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했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이의제기와 대검 부장들의 반대에도 독자적으로 수사자문단 구성을 마쳤다. 오는 3일 검-언 유착 의혹 수사의 적정성을 심의할 수사자문단 회의가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초동 반포대로 상공의 전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만약 수사자문단이 수사 중단을 결정하고 윤 총장이 이를 근거로 지휘에 나선다면 이 지검장과의 갈등이 어떤 형태로 증폭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검 부장회의가 지난달 초 강요미수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총장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지휘를 위임했을 당시 대검 부장 5명 전원은 강요미수 적용에 긍정적이었으나 그 뒤 진행된 부장회의에서는 반대 의견을 가진 레드팀 역할을 배정해 토론이 진행됐다고 한다. 토론 뒤 ‘동그라미(성립), 세모(유보), 엑스(성립 안 됨)’로 강요미수 성립 여부를 표결한 결과 동그라미 2표, 세모 3표가 나왔고 ‘강요미수죄가 성립 안 된다’는 의견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대검 부장회의는 윤 총장이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지 않으니 회의에서 토론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소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9일에는 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게시판에 “(검-언 유착 의혹 수사는) 수사자문단을 활용할 사안이 아니며 대검 실무진의 ‘무혐의’ 의견도 재고돼야 한다”는 장문의 의견서를 올리기도 했다.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는 채널에이(A) 이아무개 전 기자의 언행이 “강요죄의 구성 요건인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내용, 특히 수사 주체의 수사 의지, 목표 등이 다수 포함돼 있어 그 내용을 거듭 고지받는 입장에서는 그런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채널에이 기자가 수사에 관련하여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채널에이 기자의 지속적 수사 단서 제공 요청은 그 자체로서 그러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신과 가족에 대해 가혹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채널에이 기자의 언행은 강요죄의 구성 요건인 협박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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