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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지역차별·배후 음모론…또 기승 부리는 혐오표현·가짜뉴스

등록 :2020-05-26 17:06수정 :2020-05-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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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자 넘어 이용수 할머니 겨냥
일부 누리꾼, 부정확한 내용 퍼뜨려
“본질 흐려 문제 해결 어렵게 해” 지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혐오표현과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보면, 이 할머니가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정의연의 운동 방식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뒤 이 할머니가 대구 출신이라는 점을 공격하는 지역 혐오 발언이 여기저기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 할머니가 욕심이 많은 건지, 관심이 필요한 건지… 고향이 대구 근처라 그러신가요?”라는 글을 남겼다. 포털 뉴스 댓글에도 “대구 할머님과 곽상도(미래통합당 의원)! 그리고 회견문 쓰신 곽씨(이 할머니의 수양딸)… 참 대구스럽네” 등과 같은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이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사실을 조롱하는 혐오표현까지 나왔다.

가짜뉴스도 유포되고 있다. 지난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에서 “곽상도 의원이 옆에서 코치를 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한 사업가가 페이스북에 “곽상도가 이 할머니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 오늘 기자회견의 신뢰도는 확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하지만 곽 의원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이 사업가가 뒤늦게 내용을 정정했지만, 이미 ‘곽 의원이 할머니 옆에 있었다’는 기정사실화돼 널리 퍼졌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26일 교통방송(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게 명백하다”며 회견문을 대신 작성한 인물로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를 지목한 뒤 최 대표나 보수단체 등이 이 할머니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음모론도 퍼졌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수양딸인 곽아무개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할머니의 동의를 받아 기자회견문을 대신 작성했고, 할머니께 확인도 받았다”고 말하며 이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닌 거로 밝혀졌다.

이 할머니가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했다며 애초부터 보수정당 성향이라는 얘기도 퍼졌다. 이 할머니는 19대 총선 당시 “어느 당이나 상관없었다”며 새누리당에 공천을 타진했으나 응답이 없자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혐오는 윤 당선자를 향하기도 했다. 에스엔에스에는 ‘윤 당선자와 남편 김삼석씨가 이석기 전 의원과 친했다’며 김씨와 이 전 의원이 악수하는 사진 등이 퍼지고 있다. 일부 극우 언론은 김씨가 2017년 재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은 ‘남매간첩단 사건’으로 1994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은 것을 두고 “정대협, 그리고 윤미향 대표가 ‘종북’이라고 확신한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는 “혐오는 개인의 구체적인 잘못이나 문제를 집단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속성이 있다. 희생양을 만들어 문제를 더 커 보이게 만들고,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본질을 흐려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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