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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고집해 아시아계 혐오차별 부추겼죠”

등록 :2020-05-04 19:08수정 :2020-05-0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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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아시안아메리칸연맹 조앤 유 사무총장

한국계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중인 아시안아메리칸연맹 조앤 유 사무총장. 사진 AAF
한국계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중인 아시안아메리칸연맹 조앤 유 사무총장. 사진 AAF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이민자 사회 안에서도 소수인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특히 심해지고 있습니다. 감염의 두려움 속에 소상공인들은 손님을 잃었고 인종차별 범죄까지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조앤 유(57) 사무총장은 화상 너머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미국 사회에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고 있던 지난 23일 화상통화로 연결된 유 총장은 뉴욕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범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돕는 70여개 시민단체 연합인 아시안아메리칸연맹은 1989년 뉴욕에서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지난 25년 동안 뉴욕과 미 북동부 지역에서 이민자 지원 활동을 해온 유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면서 중국계는 물론 아시아계를 인종차별 대상으로 허락해 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범 아시아계 이민자들 서로 돕자’
1989년 70여개 시민단체 연맹 꾸려
코로나19로 한인·차이나타운 타격
“웹사이트로 피해사례 수집해 대응”

인천 살다 9살때 콜로라도주로 이민
25년간 뉴욕시 이민자사회에서 활동

현재 뉴욕은 6주째 비필수 사업장이 ‘셧다운’(폐쇄)된 상태다. 뉴욕에선 지난달 초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와 차별 분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시아인들은 감염에 대한 공포 속에 인종 차별의 두려움과 경제적 피해를 한꺼번에 받고 있다. 뉴욕의 차이나타운과 코리아타운에 있는 작은 식당과 상점 매출은 평균 40% 감소했고 심한 곳은 90%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1일 뉴욕에 1번 확진자가 나오자 혐오의 형태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얼굴에 대고 기침을 하거나 침을 뱉고 폭행하는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저 역시 산책하던 중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야유와 고함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맹은 4월 초부터 인종차별 사례를 모으는 웹사이트(aafcovid19resourcecenter.org/)를 개설하고 수집된 사례를 뉴욕시 경찰과 공유하고 있다. 유 총장은 이처럼 웹사이트를 통해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겪는 피해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다른 소수집단의 연대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맹의 노력 끝에 뉴욕시 경찰은 지난 24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아시아계 대상 범죄 신고를 권장하는 중국어 영상을 올리며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연맹의 공식 요구 이후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 조처다.

미국 이민자 사회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로 잔뼈가 굵은 유 총장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뒤 도시재건계획에서 차이나타운 아시아계 이민자들 목소리가 배제되자 시에 맞서 싸웠다.

“2012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가 지나간 뒤 미 연방재난관리청이 중국계 수재민들에게 베트남어로 된 정부지원 신청서류를 준 ‘사건’을 기억합니다. 재난의 순간마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무시당하고 물리적 재앙에 더해 사회적 재앙까지 겪어야 합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를 보며 9/11테러 이후 봤던 아랍계 대상 혐오를 떠올렸다.

1972년 9살에 아버지를 따라 미 콜로라도주로 이민한 그는 한국에서 경험한 짧은 시간을 활동가로서의 삶의 방향이 결정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인천에서 살던 시절 사회경제적 계층이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봤다”며 한국을 회상했다. 그는 가정 환경에 따라 아이들을 다르게 대했던 선생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제가 본 것을 설명하기엔 너무 어렸지만 그게 불공평 하다는 것은 알았어요.”

미국에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자 그는 본격적으로 지역사회를 돕기 시작했다. 콜로라도의 한인사회에서 어른들을 대신해 의사 진료를 예약하고, 취업 지원서를 번역하는 꼬마통역사가 됐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가 할 일은 아니었어요. 가정폭력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고, 법정에서 이혼소송 과정을 통역해야 했으니까요.”

페이스북에 자신을 ‘화가 난 아시안 여성’이라고 소개한 유 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시 정부와 경찰에 분노를 터뜨렸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이민자들의 피해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준비중인 그는 “이민자들이 이렇게 차별 받는 세상을 끝내야 한다. 혐오와 차별을 방치한 시정부가 책임을 지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eunjae.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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