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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원격수업 도중 끊기고…대학등록금 수백만원 다 내야 하나요

등록 :2020-04-06 22:18수정 :2020-04-07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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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하는데 자취방·기숙사비는 계속 나가
실습 필요한 건축학과·예체능 전공생들도 “등록금 내는 것 회의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대학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교육부 “등록금 개입은 대학 자율권 침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대넷은 자체 조사에서 학생들의 원격강의 만족도가 6.8%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등록금 반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대넷은 자체 조사에서 학생들의 원격강의 만족도가 6.8%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등록금 반환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부실한 원격수업, 기숙사비 문제 등 대학가에서도 피해가 잇따르자 학생들에게서 “등록금 반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대면수업 대체용’으로 시작한 원격수업 기간이 길어지고, 아예 1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대학도 늘면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일부라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교육부와 대학들은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경희대에 다니는 ㄱ(24)씨는 3월 들어 매달 20만원씩 기숙사비가 나가고 있지만 대전 부모님 집에서 지내며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김씨는 6일 <한겨레>에 “본가에 있으니 기숙사비가 어떻게 환불이 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공지도 없다”며 “게다가 언제 개강할지 모르니까 기숙사를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돈이 새어나가는 셈이다. 앞서 서울대에서는 기숙사 퇴소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기숙사비를 일부만 환불해주기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기숙사 근처에도 못 갔는데 돈을 날리게 됐다”는 학생들의 원성이 줄을 이었다.

전국 각 대학 학생들에게선 원격수업의 부실한 내용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나무숲’에는 이와 관련한 제보가 잇따른다. 자신을 동국대 학생이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녹화를 하지 않는 교수가 인터넷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제대로 보충수업도 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실기수업이 필요한 전공생들의 경우 온라인 강의로 대체할 수 없는 수업마저 온라인으로 이뤄져 불만이 더 크다.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고 있는 건축학과 대학원생 ㄴ씨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설계 과목인데 피드백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수들이 최대 2주 동안 수업을 과제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며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공예과 2학년인 ㄷ(21)씨 또한 “실기실 사용으로 등록금만 한 학기에 470만원을 내는데, 코로나19 이후 실기실 사용을 아예 못 하고 있다. 교수님 수업 없이 개인 과제인 드로잉 등으로 대체하는데 학교는 등록금을 반환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교 현장의 불만은 구체적인 요구로 모이고 있다. 대학 학생회들이 꾸린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전대넷이 지난 3월 대학생 6261명에게 설문조사를 벌여서 얻은 결과 발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6.8%에 지나지 않았다. ‘매우 불만족’(24.2%)과 ‘불만족’(40.3%)은 그 10배에 가까운 64.5%에 이르렀다. 전대넷은 “정부는 피해 사례만 6천건에 이르는 원격강의 대책을 마련하고 비상경제시국 선언에 따른 대학생 경제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다현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학교는 교육부에, 교육부는 학교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대책 마련을 위해 교육부·대학·학생 3자협의회를 소집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당국과 대학들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등록금 책정 권한은 각 대학 총장에게 있는데, 정부가 등록금 반환 문제에 나서게 되면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게 된다”며 이 문제에 개입할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학 등록금은 각 학교의 교직원과 학생,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므로, 교육부가 나설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은 등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 “천재지변 등으로 등록금 납입이 곤란할 때” “학교의 수업을 휴업한 경우” 등이다. 코로나19 상황은 ‘천재지변’으로 규정되지 않았고, 현재 대학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있어 이 규칙은 등록금 반환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현장실습지원비, 국제교류지원비 등 온라인 강의 동안 쓰지 않는 비용을 학생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학들은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대구지역 일부 대학에선 특별장학금이라는 우회로로 등록금 일부를 사실상 되돌려주고 있다. 대구 계명대에선 전교생에게 20만원씩 생활지원 학업장려비를 주기로 했고, 대구대는 1인당 10만원씩 특별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꼭 등록금 반환이 아니어도,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를 사후에라도 보전해주는 대책을 강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현 김민제 최원형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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