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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코로나 최전방’ 대구동산병원, 의료인력 50여명 무더기 해고

등록 :2020-04-01 05:00수정 :2020-04-0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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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악화 이유 줄줄이 계약 만료
“방호복 입고 땀 흘린 대가냐” 분통
병원 “정부 보상 약속 다 못 믿어”
업계·전문가들은 과도한 조처 비판

일각 “정부에 책임 떠넘기는 대구시” 비판도
“애초 모든 비용 댈 테니 환자 받아달라 해”
대구시 “지원 최선…해고는 우리 책임 아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동산의료원 제공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동산의료원 제공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최근 경영 악화를 이유로 50여명에 이르는 계약직 직원 해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병원에서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을 떠안게 된 것이어서 병원은 물론 대구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지난 12일부터 시설기능직 등 일부 직군을 제외한 계약직 전원에게 계약 기간 만료 통보를 하고 있다. 400여 병상을 운용 중인 이 병원은 지난 2월21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뒤 병원 전체를 비워 코로나19 확진자를 전담했다. 병원 쪽은 직원들한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병원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다.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임상병리사 ㄱ씨가 지난 22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운영팀으로부터 받은 계약 기간 만료 통보 문자. 독자 제공
임상병리사 ㄱ씨가 지난 22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운영팀으로부터 받은 계약 기간 만료 통보 문자. 독자 제공

사직서 제출 대상 직원은 5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병리사 10여명, 간호조무사 20여명, 조리원 21명 등이다. 지난해 4월 개원 당시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신규채용된 이들은 대부분 새달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해고 대상인 임상병리사 ㄱ씨는 “고령의 부모님과 같이 산다. 나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코로나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주 6일 출근하며 일했다”며 “매일 방호복 입고 땀 흘린 대가가 이거라고 생각하면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병원 쪽의 조처가 과도하다고 비판한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메르스 때 병원 손실 보상이 제대로 안 됐던 것은 맞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문제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병원이 위험 부담을 계약직에게 전가한 것은 적절한 대처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대구동산병원의 경우 이미 건강보험공단을 통해서 요양급여 비용은 조기지급·선지급했고, 손실 보상은 개산급(확정되지 않은 금액을 어림잡아 계산해 미리 지급)으로 4월 중 지원이 나갈 예정”이라며 “계약직 직원들을 모두 내보낼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대구에서는 의료 수요 급증 사태가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인력을 더 확충하지는 못할망정 최전방 부대보고 집에 가라고 한 것”이라고 짚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한 간호조무사가 병원 쪽에서 계약 기간 만료를 통보받으며 받은 사직원 양식. 독자 제공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의 한 간호조무사가 병원 쪽에서 계약 기간 만료를 통보받으며 받은 사직원 양식. 독자 제공

이에 대해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금 정상 진료를 못 하다 보니 건강보험공단에서 24억원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병원 수익이 0원”이라며 “정부에서 충분히 보상해주겠다고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100% 믿느냐.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계약직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은정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대구시에서 처음에는 모든 비용을 부담할 테니 환자들을 받아달라고 했다가, 이제는 그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며 “최소한 대구시 쪽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는 의료인력 지원 등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다. 병원이 직원을 해고한 것까지 우리 책임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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