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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비급여에 힘 빠진 ‘문재인 케어’…건보 보장률 1.1%p만 증가

등록 :2019-12-16 19:08수정 :2019-12-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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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3.8%로 하락세 돌려
건보 부담 증가 속 비급여도 는 탓
“의원급, 도수치료 등 공격적 운영”
의료이용 권하는 실손보험 영향도
‘2022년 70% 보장’ 공약 험난할 듯
“불필요한 비급여 의료 줄여가야”
지난 7월2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7월2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고양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2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된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도에 견줘 1.1%포인트 증가한 63.8%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률이란, 건보 가입자가 지출한 총의료비 가운데 건보 부담금 비중을 의미한다. 2015년 63.4%였던 건보 보장률은 2016년 62.6%, 2017년 62.7%로 낮아졌다가 문재인 케어 이후 다소 반등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건보 보장률이 62~65% 사이를 오간 점을 고려할 때 큰 변화로 보긴 어렵다.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하며 가격도 제각각인 비급여 진료비의 지속적인 증가가 보장률 상승 폭을 좁힌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105개 의료기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2018년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건보 적용 인구 5107만여명이 지출한 총의료비 93조3천억원 가운데 건강보험 부담 금액은 59조5천억원으로 보장률은 63.8%였다. 2018년엔 선택진료비(일명 ‘특진비’)가 전면 폐지됐고, 간·담낭 등 상복부 초음파와 뇌질환 진단을 위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2018년 총의료비 중 건보 부담금은 전년도 52조5천억원에서 7조원(13.3%)이나 늘었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비 규모도 2017년 14조3천억원에서 15조5천억원으로 1조2천억원(8.3%) 증가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전국 3만2천여곳 의원급 의료기관 보장률은 2017년 60.3%에서 2018년 57.9%로 되레 후퇴했다. 의원에서 지출된 의료비 가운데 22.8%는 비급여로, 2017년(19.6%)보다 3.2%포인트나 늘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규모가 늘지 않았다면 2018년 건보 보장률은 지금보다 0.3%포인트가량 더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은 19.5%이며, 상급종합·종합병원은 34%이다.

서남규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의료보장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중증질환 위주로 보장성 강화 정책이 진행돼 병·의원급 보장률이 정체된 경향이 있다”며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비타민 등을 섞어 넣는 영양주사 등이 비급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보장률이 낮게 나오는 현실을 이렇게 전했다. “예전엔 비급여인 도수치료 전문으로 하는 의원을 개원할 때 물리치료사·간호사 등 4명으로 시작을 했지만, 최근엔 12명을 채용해 공격적인 운영을 하더라. 그만큼 비급여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비급여 진료 확대에는 민간 실손의료보험이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손의료보험은 과다한 의료 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정 본인부담금(건보 적용 치료 때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까지 보장해, 의료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실손의료보험 기능을 약화하고 건강보험 보장 강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실손보험과 건강보험 관계를 법을 통해 규정해 나가려고 하는데 진전이 되지 않는 난감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간 의료기관이 90% 이상인 현실에서 ‘2022년 건보 보장률 70%’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시장 환경에 따라 비급여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비급여를 초래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시민의 관점에서 ‘건강 회복과 생명 연장에 필요한 의료’가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 보장성 개념을 재정의하고, 사치성 진료로 합의된 항목은 건보 보장률을 산출하는 지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필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보장률 지표에서 제외된 치료 정보를 충분히 알려 비급여 진료 이용 여부를 환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최근 폐렴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김지선(가명·38)씨는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았지만 비급여인 호흡기 폐렴 바이러스 검사를 권유하더라. 불필요한 검사인지 여부를 알고 싶었지만, 아이 건강을 해칠까 싶어 결국 15만원을 치렀다. 이러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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