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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술 취하고 외로워서…” 불법촬영한 남성들 황당한 핑계들

등록 :2018-08-16 10:27수정 :2018-08-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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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
법률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불법촬영 피의자들 범행 동기
“술에 취해서, 여자한테 말을 못 걸어서 몰카 찍었다”
‘반성한다’면서도 자기 안위를 더 걱정하는 태도 보여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검거에 나선 것과 관련해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hani.co.kr
여성단체 회원들이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검거에 나선 것과 관련해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hani.co.kr

“피고인은 피해자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에 반성과 용서를 구하고 있고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성만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달라질 수는 없다”

지난 13일 동료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여성 모델 안아무개(25)씨에 대해 법원이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내리며 밝힌 선고 이유입니다. 이른바 ‘홍익대 크로키 모델 불법촬영 사건’의 피고인 안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성계는 그간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과는 결이 다른 이례적 판결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진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대할 생각이 없는 건가”, “웹하드 헤비 업로더는 5만원 벌금이었는데 이게 말이 되냐”며 법원의 판결에 반발했습니다. (▶관련 기사: ‘홍대 불법촬영 유포’ 실형…“여성 피해 사건 때도 이랬나”)

세달 전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만명의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동일범죄 동일처벌“ 구호를 외치기도 했는데요. ‘동일처벌’을 촉구했던 여성들은 왜 이번 판결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일까요? 거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몰카 등 불법촬영 범죄는 2010년 1134건에서 2015년 7623건으로 7배나 늘었습니다. 불법촬영 범죄를 당한 피해자 2만6654명 가운데 여성은 84%, 남성은 2.3%였습니다. 나머지 13.7%는 각도 등의 문제로 성별이 판명되지 않는 경우였습니다. (▶관련 기사: ‘소라넷 폐쇄 17년, 홍대 검거 7일’ 혜화역 메운 분노)

반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은 어땠을까요?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지난 5월 공개한 ‘2017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지원 방안 연구’를 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1심 양형은 벌금형이 72%, 집행유예가 15%, 선고유예는 7.5%로 나타났습니다.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불과 5.3%에 그쳤습니다. 다시 말해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 100명 가운데 5명 정도만이 실형을 선고받는다는 뜻입니다. 촬영자가 불법촬영을 한 뒤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로 한정하면 분석대상 판결 66건 중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은 18건(27.27%)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촬영 사진을 유포한 여성 모델 안씨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았으니 ‘그동안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고도 실형을 받지 않은 남성들은 무엇이냐’란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법적 처벌 수위가 낮았던 만큼 한국 사회는 불법촬영 범죄를 ‘그럴 수도 있는 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왔다는 점입니다. 불법촬영 피해자의 고통과 하소연보다 “초범이다”, “유포는 안 했다”, “술에 취해 심신미약상태였다”는 가해자의 변명이 훨씬 더 널리 받아들여졌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실제 불법촬영 범죄 피의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어떻게 합리화할까요? 이들이 변호사에게 무료 법률자문 등을 구하기 위해 찾는 법률상담 플랫폼 상담사례에서 공개하고 있는 ‘변명의 기술’을 들여다봤습니다.

1. 술 취해 제정신이 아니라서 화장실 옆 칸을 찍었다?

제목: 1. 재판을 보게 될 확률이 높나요? 재판을 볼 시 어떤 형을 선고 받을까요?

“안녕하세요. 제가 술집 공용 화장실에서 옆 칸을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술을 많이 먹고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갔는데 옆 칸에 누가 들어왔습니다. 누군지 궁금하고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동영상을 킨 후 칸 위쪽으로 촬영을 하였고 다리와 위에서 찍은 얼굴 46초 정도입니다. 적발 후 신고가 돼서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잡혔고 그 날은 남자 7명이서 15병 정도 먹었습니다. 제 주량은 1병 반 정도 됩니다. 피해자는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고 현재 밖에 나갈 수도 없습니다. 다른 활동을 하면서 생각이 안 들게 하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고 집에 혼자 있으면 누가 찾아올까봐 무섭고 자살할 것처럼 너무 무섭습니다. 경찰서에 증거물로 휴대폰은 압수당하였고 사건 당일 2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습니다. 제가 피해자는 만날 수 없냐고 여쭤보니 만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과도 못 한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피해자를 만날 수 없는 걸까요? (중략) 정말 하루가 힘들고 술 먹고 한 번의 실수로 이렇게 되니 정말 후회스럽고 피해자한테는 너무 죄송하고 사과도 못 하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재판을 볼 확률이 높은 건가요? 합의는 정말 안 되는 건가요? 조사를 한 번 더 받았는데 휴대폰 자료를 꺼낸다는 것에 동의를 하냐고 하셔서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전에 찍었던 지하철 몰래카메라 영상도 보셨고 제가 찍은 건 아니지만 저장해둔 동영상들도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될까요…. 재판을 받게 될까요? 재판을 받게 되면 어떤 형벌을 선고 받을까요? 이전 전과는 없습니다.”

-지난 6월 법률상담 플랫폼 ㄹ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글-

자신의 주량을 “1병 반”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범행 당일 지인 6명과 함께 15병가량 술을 마셨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평소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셨던 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술집 공용 화장실에서 “옆 칸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서 휴대전화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켜 46초 동안 피해자를 불법촬영했습니다. 심지어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면서도 다리 쪽은 물론 피해자의 얼굴이 나오도록 화장실 위쪽에서도 촬영을 하는 등 주도면밀했던 자신의 범행 내용을 설명합니다. 더욱이 그는 경찰에 증거로 압수된 휴대전화에 “예전에 찍었던 지하철 몰래카메라 영상도 있다”며 자신의 죄가 늘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혼자 있으면 누가 찾아올까봐 무섭고 자살할 것처럼 너무 무섭다”고 변호사에게 불안한 마음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46초 동안 자신이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불법촬영 당한 피해자는 이 남성보다 얼마나 더 두렵고 수치스러운 마음이 들었을까요? “피해자한테는 너무 죄송하고 사과도 못 하고 있는 게 너무 답답하다”는 그의 글만 봐서는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법률상담 플랫폼 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상담사례.
법률상담 플랫폼 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상담사례.

2. 여성의 일상은 ‘소심한 모쏠남’의 위안거리가 아닙니다

제목: 안녕하세요 도촬범으로 어제 조사를 받고 왔습니다

“어제 오후 10시경에 피해자 분들 신고로 잡혔는데요. 주로 길거리에서 짧게 짧게 뒷모습을 많이 찍었습니다. 치마 속을 찍거나 그러진 않았고요. 몇 미터 떨어져서 뒤에서 찍었습니다. 폰에 작년 연말부터 찍어서 과거에 찍은 영상들도 있는데 전부 다 뒤에서 찍은 비슷한 영상들입니다. 그 영상들은 용량이 다 차서 전부 삭제했고 다시 찍고 하였습니다. 다른 곳에 유포는 절대 하지 않았고 혼자 가지고 있었습니다. 컴퓨터에 저장했긴 했는데 다른 드라마나 야한 동영상, 게임 등 불법으로 다운받은 게 걸릴까봐서 얘기를 못 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던 폰은 압수되어서 경찰관님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하여 삭제한 영상, 사진 등을 복구한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도촬을 한 이유가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고요. 성격이 예전부터 워낙 소심하여 여자 앞에선 눈도 못 마주치고 말도 못 합니다. 그래서 혼자 위안 삼으려고 도촬이라는 잘못된 쪽으로 해소를 하였습니다. 자술서를 작성하였고요. 초범이고 정말 진심으로 피해자분들한테 사죄를 진심으로 구하고 싶습니다. 궁금한 건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형량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저장한 거도 얘기해야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심하진 않지만 폰에 회사에서도 여직원 두 명 몇개 찍은 게 있습니다. 물론 다른 회사 직원 분들도 거기 같이 찍혔긴 하지만…. 그 여직원분들은 모르시는 상황이고요. 진짜 회사에 알려지면 전 큰일나는데 회사에도 알려지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버지 폰으로 회원가입 한거라 답변해주시면 문자 말고 이메일로 연락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6월 법률상담 플랫폼 ㄹ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글-

두 달 전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이 남성은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고, 성격이 워낙 소심하여 여자 앞에선 눈도 못 마주치고 말도 못해 혼자 위안 삼으려” 길거리에서 여성들의 뒷모습을 불법촬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초범이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구하고 싶다”면서도 “심하진 않지만 회사에서도 여직원 두 명을 불법촬영했고, 이 일이 회사에 알려지면 큰 일”이 나기 때문에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회사에 통보될까 전전긍긍하며 변호사들에게 에스오에스(SOS)를 쳤습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 이 남성이 조사를 받게 된 건 처음이지만, 휴대전화 속 “(불법촬영) 영상들이 용량이 다 차서 전부 삭제한 뒤 다시 찍었”을 정도라면 그를 ‘초범’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남성에 의해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던 것일까요? 내 가족, 친구가 그의 휴대전화 속 영상에 담겼던 적은 없을까요? 불법촬영 범죄는 이미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었습니다.

3. “여성 검사라서 구형이 과한 것 아닌가요?”

제목: 몰카죄로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정식재판을 하고 싶습니다

지하철 몰카 촬영으로 벌금 500만원과 치료 40시간, 신상정보등록대상자 처분을 받았습니다. 범행 장소는 지하철이었고, 치마 속 및 허벅지 부위 동영상을 4개 찍었습니다. 각각 1분21초, 1분38초, 59초, 1분9초입니다. 전과는 없고 초범이고 피해자 불특정으로 합의는 못 했습니다. 봉사활동과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참작사유가 있고, 대학교 3학년입니다.

1. 여성 검사가 사건을 배정받아 그런지 형벌이 과하다고 생각하는데, 변호사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2. 만약 변호사를 선임하여 정식재판에서 다툰다면 기소유예를 받거나 벌금을 낮추거나 또는 신상정보등록대상자와 같은 처분을 피할 수 있을까요?

3.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다투어도 감형 받을 수 있을까요?

4.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다면 법원에서 어떤 식으로 다퉈야 하나요? 염치없지만 존경하는 변호사님들의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지난해 법률상담 플랫폼 ㄹ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글-

지하철에서 여성의 치마 속과 허벅지 부위 등을 4차례에 걸쳐 불법촬영했다는 이 대학생은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 처분을 받은 것이 억울하다는 듯 변호사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자신이 받은 벌이 “과하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에 대해 “여성 검사가 사건을 배정받아 그런지”라고 추측했습니다.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불법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여성 모델 안씨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견줘볼 때 이 남성이 받은 법의 심판은 부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지난 6월9일 ‘불편한 용기’가 주최한 홍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2차 집회에 참여한 한 여성이 불법촬영을 규탄하는 취지로 “우리의 일상은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지난 6월9일 ‘불편한 용기’가 주최한 홍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2차 집회에 참여한 한 여성이 불법촬영을 규탄하는 취지로 “우리의 일상은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4. 반성은 없이 자신의 ‘쥐구멍’만 찾으려는 피의자

제목: 카메라촬영 2차 조사와 수사관의 구속영장 언급

화장실 초소형카메라 건으로 두 달째 수사 중입니다. 첫 달에는 초소형카메라 포렌식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1차 조사가 있었고, 오늘 제 예상에 자택 압수수색해갔던 노트북과 폰의 포렌식이 완료된 결과를 따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우선 2차 조사 소환 때만 해도 마무리 단계라고, 새로 구하는 직장 면접 보기 전에 전화해서 죄송하다는 식으로 유하게 전화 주셨는데, 오늘 2차조서 작성할 때는 제 생각에 소형카메라 포렌식 때 추가로 나온 여죄나 핸드폰에서 텀블러 또는 카카오톡의 지인들이 공유한 음란 사진들 때문인지 자꾸 추가적인 범행에 대해 추궁하여 1차 때 밝히지 않은 건에 대해서 언급하고 진술했습니다. 카메라 구입도, 지금은 신원을 알기 어려운 사람에게 중고로 현금을 구매한 것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추가 진술을 했음에도 수사관님은 거짓말 같다고 하면서, 죄가 심각하고 지금은 아니지만 조사해서 구속영장 신청하겠다고 하면서 아버지 번호를 받아 적었습니다. 제가 영상을 유포한 것도 아니고, 현행범도 아니고, 이제 와서 다 압수영장 집행해간 판에 도주나 피해자 협박을 할 우려도 없는데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고… 몇달 전 일로 실직하고 이제야 기업체에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구속을 생각하면 갑갑하고 막막합니다. 반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쥐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이 구속영장을 정말로 청구할지, 기각이 아니라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지난 4일 법률상담 플랫폼 ㄹ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글-

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광장에서 3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에도 불법촬영 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불과 열흘 전께 이 법률상담 플랫폼 누리집에 올라온 상담사례에서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해온 한 피의자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반성은커녕 푸념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몇달 전 자신이 저지른 불법촬영 범죄 때문에 실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피의자는 새로운 회사의 취업 면접을 앞두고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을 걱정했습니다.

사실 초소형 카메라를 사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휴대전화로 불법촬영을 했다는 앞선 사례들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소형 카메라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장비인 만큼 처음부터 불법촬영을 목적으로 카메라를 구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변호사에게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 이 피의자는 자신의 죄에 대한 반성보다 “영상을 유포한 것도 아니고, 현행범도 아닌데”라는 변명을 하며 “반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쥐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5. “로스쿨 준비중이면 검사 판단에 긍정적일까요?”

제목: 지하철 몰래카메라 범죄

“7월21일 서울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던 한 여성의 치마 속을 카메라로 촬영하다 지하철경찰대 소속 형사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같은 수법의 동영상 3개를 추가적으로 걸려서 모두 4개의 영상이 적발되었습니다. 피해자는 불특정 되어서 합의가 불가한 상황입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있는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 취업과 관련된 부분을 생각하면 선고유예가 절실합니다. 초범이고 스스로 반성하는 취지에서 사건이 발생한 3일 뒤인 월요일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반성문도 쓰고 있습니다. 질문입니다.

1. 현실적으로 선고유예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어려우면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부끄럽지만 로스쿨 준비중인데 이러한 내용을 반성문에 써도 될까요?

3. 대학교 3학년이며 로스쿨 준비중이라는 것이 검사의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법률상담 플랫폼 ㄹ업체 누리집에 올라온 한 불법촬영 피의자의 글-

지난해 대학교 3학년이었던 이 남성은 7월21일 서울역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여성의 치마 속을 불법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피의자는 자신이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선고유예가 절실하다”고 호소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을 반성문에 기재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지 변호사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로스쿨 지원자’라는 사실이 자신의 죄를 감형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어디서 비롯된걸까요? 게다가 과거에도 여러차례 불법촬영을 저질렀던 이 대학생이 무사히 로스쿨에 진학해 법관이 된다면, 그는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게 될까요? 모든 피의자는 변호인 조력권과 자기방어권을 보장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지만, ‘불법촬영 전력이 있는 변호사·검사·판사’의 존재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남성의 질문에 대해 한 변호사가 남긴 다음의 답변은 2018년 불법촬영 범죄에 대처하는 한국 사회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에 해당하는데 수사단계에서는 기소유예, 재판단계에서는 선고유예를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저희는 기소유예 및 선고유예 모두에 대한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확인 요청 시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2. 로스쿨 준비 중이라는 점은 그야말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습니다. 감면 사유가 될 수 있으나 가중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은 신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프로필 확인하시고 프로필 상 연락처로 연락하시면 함께 의논하겠습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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