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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결혼은 안 해도 퇴사는 한다”

등록 :2017-09-07 11:58수정 :2017-09-0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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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만족감과 합리성 중시하는 2030세대와 한국 기업문화 격차…
퇴사와 이직 주제로 한 교육·책·여행·잡지 등장
현대카드·CJ E&M·GS칼텍스·홈플러스 등 국내 대기업을 퇴사한 뒤 여행 콘텐츠 기획 사업을 꾸린 ‘트래블코드’팀. 이들은 모두 “퇴사 뒤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용일 기자
현대카드·CJ E&M·GS칼텍스·홈플러스 등 국내 대기업을 퇴사한 뒤 여행 콘텐츠 기획 사업을 꾸린 ‘트래블코드’팀. 이들은 모두 “퇴사 뒤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용일 기자

곽승희(30)씨는 2017년 4월30일 회사를 관뒀다. 그는 2011년 8월 대학 졸업 뒤 취업을 위해 여러 인턴 과정을 섭렵했다. 1년9개월간의 오랜 취업 준비 끝에 2013년 5월 정규직 입사에 성공했다. 입사와 동시에 그는 ‘회사 인간’이 됐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툭하면 ‘자발적으로’ 야근했다. 회사는 초과노동을 보상하지 않고 당연시했다. 점점 지쳐가던 곽씨는 “이렇게 죽을 순 없어” 첫 직장을 관뒀다. 이후 2곳의 회사를 더 다녔고 2번 더 퇴사했다. 4년 동안 3번. 그의 퇴사 이력이다.

청년 절반이 6개월 안에 관둔다

유성민(31)씨도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입사에 성공했다. 150곳에 입사원서를 내고 4번 최종면접을 본 뒤, 2014년 2월 한 게임회사에 인턴으로 취직했다. 그는 선배로부터 “애티튜드(태도)가 글러먹었다”는 말을 밥 먹듯 들었다. 정규직 전환은 됐지만, 1년8개월 뒤 사소한 일로 퇴사‘당했다’. 이후 3곳의 직장을 다니다 관뒀다. 열악한 노동 현실과 세대 간 노동 감수성의 차이를 겪은 유씨는 3년 만에 다섯 번째 직장에 입사했다. 6년 동안 4번 퇴사를 경험한 뒤 지금은 외국계 대기업에 입사한 개굴(30·필명) 역시 “결혼은 안 해도 퇴사는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비밀리에 ‘탈출’을 꿈꾸고 있다. 2030세대에게 결혼은 먼일이지만, 퇴사는 일생에서 언제든 결심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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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안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2030세대는 역설적으로 퇴사와 이직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세대다. 이시균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지난해 1월 고용보험 취득자 데이터베이스와 고용보험 상실자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5~2013년 고용유지율을 비교한 결과(‘고용유지율에 관한 분석’, WPS(Working Paper Series)) 만 15~29살 ‘청년층’의 고용안정성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청년층의 6개월 고용유지율은 61.1%, 1년 고용유지율은 43.1%였지만, 2013년에는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이 55.2%,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39%에 불과했다. 청년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이 취업 뒤 6개월 안에 회사를 관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치였다. 1년 이상 일하는 경우도 10명 중 4명이 채 안 됐다.

이처럼 통계에선 분명히 드러나는 퇴사가 본격적인 사회적 담론으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영롱씨가 자신의 석사 학위 논문을 발전시켜 2015년 펴낸 책 <사표의 이유>를 통해 평범한 도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젊은 세대가 왜 ‘월급쟁이’ 생활을 멈추고 ‘다른 삶’으로 탈주했는지 처음 설명을 시도했다. 당시는 피로회복제·에너지드링크 시장이 팽창하고 ‘힐링’ 담론이 범람하던 때다. 사회 전체가 직장인들에게 “힘내라”며 독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2030세대에게 이제 퇴사는 가히 ‘트렌드’에 가깝다. 퇴사를 고민하는 이가 많으니 퇴사를 아이템으로 한 사업도 있다.

‘퇴사학교’와 <월간퇴사>

삼성전자를 퇴사한 장수한(32)씨는 지난해 5월 퇴사 준비를 교육하는 ‘퇴사학교’를 차렸다. 퇴사학교에 따르면, ‘창업 캠프’ ‘퇴사학 개론’ 등의 수업을 듣기 위해 1년간 5천여 명이 지갑을 열었다. ‘퇴사에도 준비와 실력이 필요하다’는 콘셉트 아래 퇴사준비생이 사업적 시각을 키울 만한 공간·가게 25곳을 선정해 소개하는 책 <퇴사준비생의 도쿄>도 출간 한 달여 만에 1만 부 넘게 팔렸다. 이 책을 펴낸 여행 콘텐츠 기획사 ‘트래블코드’가 만든 ‘퇴사준비생의 도쿄’ 여행 프로그램도 오픈 즉시 마감돼 3차 추가 모집을 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들은 ‘퇴사’ 코너를 별도로 기획해 관련 책을 모아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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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퇴사일까. <한겨레21>은 올해 3~8월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퇴사’ 관련 글을 검색해 분석했다. 퇴사와 함께 가장 많이 쓴 단어는 ‘후’(285회)와 ‘고민’(162회)이었다. 대부분 젊은 세대가 ‘퇴사 후’를 ‘고민’한다는 얘기다. 퇴사자들의 고민을 좀더 세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한겨레21>은 8월18일부터 29일까지 12일 동안 1980~90년에 태어나 2008년 미국 투자회사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직장생활을 경험한 퇴사자·퇴사경험자 14명을 만났다. 이들에게 퇴사를 결행하게 한 것은 무엇인지, 회사를 떠난 뒤의 삶은 어떠한지 등을 물었다. 이 가운데 9명은 곽승희씨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퇴사 전문 무크지 <월간퇴사>에 ‘나의 퇴사기’를 기고한 <월간퇴사> 필진이다.

“장출혈이 오고, 눈에서 피가 났어요”

<월간퇴사>에서 ‘나의 퇴사론’을 기고한 강그냥씨. 강씨는 아내와 1년간 토론한 끝에 퇴사 대신 ‘퇴국(退國)’ 하기로 결정했다. <월간퇴사>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월간퇴사>에서 ‘나의 퇴사론’을 기고한 강그냥씨. 강씨는 아내와 1년간 토론한 끝에 퇴사 대신 ‘퇴국(退國)’ 하기로 결정했다. <월간퇴사>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퇴사자들이 꼽은 가장 큰 퇴사 이유는 불합리하고 후진적인 회사문화에 대한 반감이었다. 외국계 유통 대기업에서 7년째 근무하던 이미정(35)씨는 회사 안에서 겪은 여러 부조리를 견디지 못했다. 그는 어느 날 “오늘 하루 불합리한 일이 세 가지 생기면 그만두겠다”고 결심했다. 물품 구매 부서에선 물건을 사서 재고를 쌓아둬야 하는데 공급망 관리팀은 재고가 많으면 안 된다며 발주를 막았다. 또 거래처 기업에 무언가를 받아내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위력을 행사해야 했다. 전형적인 ‘갑질’이다. 그의 상사들은 “(일을 제대로 하려면) 가정은 포기해야 한다”며 주말 근무를 강요했다. 그렇게 가정을 포기하며 미친 듯 일하는 선배들 가운데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도 없고, 닮고 싶은 사람도 안 보였다. 이씨가 스스로를 소모해가고 있을 무렵 결정적 사건이 터졌다. “그날도 새벽까지 부원들과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방향이 같아 함께 택시를 탔죠. 눈 오는 겨울밤이었다고 기억해요. 택시가 갑자기 눈에 미끄러져 한 바퀴 ‘핑그르르’ 돌았어요. 그때 같이 있던 3명이 다 같이 ‘아, 사고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는 남편과 진지하게 퇴사를 논의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했던 김과장(35, 필명)은 “모든 의사결정이 업무를 담당하는 팀 구성원의 회의 등을 거쳐 이뤄지지지 않고 ‘오너 뜻대로’ 되는 부분에 심각함을 느꼈다. ‘오너’가 하라고 하면 불필요한 일도 해야하고, ‘오너’가 하지 말라고 하면 필요한 일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허리’에 해당하는 선배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도 이 회사에서는 후배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될 것같은 생각에 회사를 나왔다.

퇴사자들이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관계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퇴사를 고민하는 ‘퇴사러(35, 필명)’는 아침 7시30분을 출근시간으로 정하고 8~9시까지 ‘자습을 시키는’ 문화에 질렸다. 한번은 선배와 외근을 나갈 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네가 상전이야” 라는 핀잔도 들었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도 서열에 따른 교묘한 구역 구분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9등분했을 때 맨 뒷줄 가운데가 임원, 그 옆이 전무라는 식이다. 특히 모멸감을 주는 선배를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꼽는 이가 많았다. 유성민씨는 선배가 매일 20층 옥상으로 데리고 가서 “돈 받은 만큼만 일하려고 하냐. 그러면 시장가치가 없어진다. 시킨 것만 잘하면 안 된다” 같은 이야기를 1~2시간씩 들어야 했다.

과노동으로 인한 육체적·심리적 소진도 심각했다. 세 번째 직장으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도전했던 개굴은 투자사로부터 늘 노동 감시를 받았다. 주말에 투자사 직원이 개굴 등 회사 직원들에게 전화해 “오늘 비 오는데 우산 챙겨가세요”라고 말했다. “그게 출근하라는 말이죠. 주말노동, 야간노동 가리지 않고 1년 365일 일했던 것 같아요. 그만두기 직전 장출혈이 오고, 눈에서 피가 났어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정말 눈에서 피가 났어요.” 그는 정말 ‘피눈물’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사회학)는 “2030세대는 임금 못지않게 자기 일의 만족, 합리적 문화 등을 중요시한다. 한국 기업들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이 욕구를 맞추지 못한다. 젊은 층의 퇴사율이 높은 것은 그런 세대적 특성과 기업문화의 격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능동적인 이유도 있다. 기업 출연 장학재단에서 일하는 강그냥(30·필명)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던 중 출산·육아 문제로 취업하게 됐다. 그는 지금 하는 일이 “굉장히 안정적이지만, 일의 성격이 따분하고 재미없어서 지루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입사 석 달째부터 이직을 계속 시도했다. 2년 동안 7번 이직을 시도했지만 다 실패했다. 그의 아내는 “직무가 ‘퇴사’냐”며 걱정스러워했다. 강씨는 “지난 1년 동안 아내와 싸우고, 토론하고, 싸우고를 반복했다”며 “결국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다.

적성 찾아 떠나는 ‘능동적 퇴사러’

청년들의 퇴사율이 높다. 2015년 한양대에서 열린 ‘잡 디스커버리 페스티벌’. 청년들은 힘들게 취업하고, 힘들게 퇴사한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청년들의 퇴사율이 높다. 2015년 한양대에서 열린 ‘잡 디스커버리 페스티벌’. 청년들은 힘들게 취업하고, 힘들게 퇴사한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는 책 <사표의 이유> 추천사에서 퇴직 고민에 시달리는 2030세대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현재 2030세대의 특징을 “미래사회를 낙관하며 신나게 노동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뤘던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라고 꼽는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소비자 정체성’을 지닌 첫 세대로 성장했다. 불합리한 것을 참고 견디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뭐지’ ‘나는 뭘 할 때 행복하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끊임없이 자기 취향을 질문하는 세대적 특성이 노동지배 사회를 탈주하는 ‘퇴사’하는 세대들에게서 보인다”는 해석이다.

<한겨레21>이 만난 14명 가운데 10명은 퇴사 뒤 자립의 길을 걷고, 1명은 퇴사를 열렬히 고민하는 ‘퇴사 꿈나무’다. 나머지 3명은 여러 번의 퇴사를 거쳐 현재도 회사에 적(籍)을 둔 ‘회사인간’이었다. 탈주를 감행한 이들의 ‘퇴사 이후’는 어땠을까.

대기업을 그만두고 ‘트래블코드’라는 여행 콘텐츠 기획사를 창업한 이동진·김주은·민세훈·최경희씨의 노동 강도는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다만 주체적 노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예전 회사에선 막내니까 ‘이 일을 해’ 하면 그냥 해서 ‘내가 이 일을 왜 하지’라는 의문이 마음속에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함께 기획해서 이 일이 전체 프로세스상 어디에 속하고 이 일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다 알죠. 노동에서 소외되는 기분이 없어요.” 최경희씨가 말했다.

‘시발비용’이 사라졌다

김주은씨는 회사에 다닐 때 발생하던 ‘시발비용’(스트레스 푸는 데 사용하는 불필요한 비용)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예전엔 ‘모임의 여왕’이었다”고 말했다. “근무시간이 아닌 모든 시간을 ‘모임’으로 채우며 다른 관계에서 의미를 찾았죠. 지금은 모임을 줄이고 나에게 집중해요.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이 좋기 때문에 ‘회사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불필요한 만남이나 이벤트가 줄었습니다.” 민세훈씨는 좋아하는 캐주얼 백팩을 메고 편하게 회사에 올 수 있어 좋다. 그 역시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일치하는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사무실은 누추해졌고, 월급 통장에 찍히는 금액도 적어졌다. 이동진 대표는 “회사를 다닐 때는 내가 노동력을 빌려주고 월급을 받아왔다면, 지금은 내가 만든 일을 하며 스스로 나이테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사 이후 만족도가 높다”며 말했다.

북유럽을 좋아하던 이미정씨는 퇴사하자마자 출판학교에 등록해 <나의 덴마크식 육아> <새로운 정치실험 아이슬란드를 구하라> 등 북유럽을 테마로 한 책 4권을 출판했다. 그는 “퇴사 이후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퇴사하고 시간이 생겨 꽃을 돌보면서 자신이 ‘꽃을 잘 돌보는 금손’임을 알게 됐다. 그는 ‘바이어’ 경력을 살려 외국에서 희귀 식물을 들여와 유통할 생각이다. “예전엔 ‘아침 7시 출근-자정 퇴근’을 했어요. 그땐 노동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삶이었죠. 지금은 개를 키우는 이웃 사람들과 같이 개를 산책시키고 사료를 많이 사면 봉지에 담아 이웃집에 걸어두기도 해요.”

9월1일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된 직장인 A씨는 “설렘과 불안과 희망” 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는 하고 싶던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늘 미뤄뒀다. A씨는 퇴사와 동시에 일러스트 수업을 들을 생각이다. 또 외주로 받아온 작업 두 가지를 진행한다. “저는 부모님께 기대 살 수 있어 주거비가 안 들어요. 그래서 조금 편하게 퇴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선은 작업실 임대료 15만원과 소소한 생활비를 벌 수 있도록 일하며 공부할 생각입니다.”

곽승희씨는 특별한 돈벌이는 없지만 <월간퇴사> 편집장, ‘요즘 젊은 것들 연구소’ 연구원, ‘겨털살롱’ 마담 등의 직함이 있다. 그는 모아둔 돈으로 1년은 편안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그 뒤에는 또 그때의 ‘밥벌이가 펼쳐질 것’이라고 느긋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곽씨는 “퇴사를 세 번쯤 해보니, ‘퇴사하면 안 돼’ ‘너 그러다 어쩌려고’라는 윗세대의 걱정이 기우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아내와 아이가 있는 3인 가구로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온 가족이 ‘유학 간다’는 강그냥씨도 “1년 동안 공부하면서 뒷일은 그때 도모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 인생의 선장은 나

퇴사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동반한다. 대한민국은 거대한 ‘회사 사회’다. 막상 퇴사하면 내 이름으로 신용카드 한 장 만들 수도, 대출받을 수도 없다. 월급날도 딱히 없다. 하지만 이들의 용기 혹은 탈주가 과노동으로 점철돼 있고 노동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착취하기 위해 고안된 회사라는 시스템에 작은 균열은 낼 수 있지 않을까.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데이터 분석 변지민 기자 dr@hani.co.kr

* 정정합니다: <한겨레21>이 만난 '퇴사(경험)자·퇴사예정자' 표에서 유성민님의 현재 상태를 ‘회사원(만족, 자격증 준비중)’으로 정정합니다. 유성민님은 퇴사 경험 뒤 ‘사람은 누구나 퇴사를 경험한다. 영원히 다닐 수 있는 회사는 없다'는 차원에서 퇴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 회사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잘못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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