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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국정농단 캐면 캘수록 ‘박근혜 게이트’

등록 :2016-11-11 21:41수정 :2016-11-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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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서 밝혀야 할 과제

대기업 총수 독대 협조요청 등
미르·K재단 모금 진두지휘 정황
법조계 “뇌물죄 적용 불가피”

‘청와대 문서유출’ 스스로 자인
문서 규모 범위·사전인지 등 따라
기밀누설 등 현행법 위반 ‘교사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측근에 허용”
실정법 넘어 ‘헌법 가치’ 훼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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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 일입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검찰 조사에서 한 것으로 알려진 말처럼,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몸통은 대통령이라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고 권력을 등에 업은 최씨 일당의 사기행각’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이 진두지휘한 국기문란 행위’로 검찰 수사의 밑그림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의의 도움으로 한 일이며, 특정 개인의 위법 행위”라는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을 검찰 수사가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국민적 의혹을 밝히는 관건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미르·케이 재단의 설립과 모금 과정이다. 검찰은 이미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이 공모한 ‘강제모금’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박 대통령의 직접 개입 의혹으로 옮아가고 있다. 박 대통령은 미르재단 설립 3개월 전 대기업 총수들과 비공개 독대 자리에서 재단 모금에 협조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대기업 총수들을 또다시 몰래 불러 추가모금을 강요한 의혹도 드러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강제모금을 진두지휘한 정황이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이 직권남용의 주범이고, 안 전 수석과 최씨는 종범이 된다.

뇌물죄 적용 여부도 관심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남근 부회장은 “일부 대기업은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총수 사면 등에서 이익을 얻거나 적어도 불이익을 면할 것을 기대하며 거액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뇌물죄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재단 출연금이 사실상 대통령에게 제공되거나 대통령 퇴임 후를 위한 것이면 수뢰죄, 재단을 제3자로 보면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한다. 특히 대법원 판례상 뇌물죄는 구체적 청탁없이 직무관련성만 입증되면 되기 때문에,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에겐 더 폭넓게 적용된다. ‘선의로’ 돈을 낸 기업들한테는 뇌물공여죄를 물어야 한다.

‘청와대 문서유출’은 박 대통령 자신이 주도했다고 사실상 자인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박 대통령은 1차 대국민사과에서 “최씨로부터 연설문 등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문서 전달을 지시했고, 최씨가 문서 작성과 수정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등을 통해 최씨에게 전달된 청와대 문서의 규모와 범위, 박 대통령의 인지 여부 등을 밝혀내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의 ‘명시적 승인’ 아래 민간인인 최씨가 청와대 문서 작성에 간여했거나 이를 통해 이권을 챙겼다면, 국정농단의 주범은 최씨가 아닌 대통령 자신이 되는 셈이다. 군사·외교 기밀 누설, 공무상 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행위를 직접 지시한 교사범 또는 공동정범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 등을 통해 특정 기업인의 진퇴를 직접 압박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직무 행위에 해당한다.

학계에서는 실정법 위반 여부를 떠나 대통령 스스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행위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헌법학자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누구도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할 수 없고, 대통령도 헌법적 근거없이 다른 이들의 개입을 허용할 수 없다”며 “최씨가 각종 국정에 무소불위로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헌법상 국민주권과 대의제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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