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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쿵쾅대는 청춘들…이제 어디서 타오를까

등록 :2011-01-30 19:44수정 :2011-01-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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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홍대 클럽데이’가 열린 지난 28일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 에프에프(FF)에서 밴드 ‘고고스타’의 보컬 이태선씨가 열창하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마지막 ‘홍대 클럽데이’가 열린 지난 28일 서울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 에프에프(FF)에서 밴드 ‘고고스타’의 보컬 이태선씨가 열창하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하루 2만원으로 ‘클럽 투어’…홍대문화의 자양분
경영난·매너리즘 등 이유로 10년만에 잠정 중단
홍대 앞 ‘클럽데이’ 마지막 날

“고고스타! 고고스타!”

삐에로 분장을 한 밴드 멤버 4명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의 환호가 터져나왔다. 쿵쾅거리는 펑크음악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맥주병을 내려 놓고 박자에 맞춰 몸을 튕기기 시작했다. 지난 28일 밤 11시께 서울 상수동 홍익대 앞 라이브클럽 에프에프(FF). 100여명의 관객들이 빽빽하게 들어 찬 클럽에선 옆사람의 시큼한 땀 냄새가 전해졌다. 노래 3곡을 연달아 부르고 나서야 밴드 ‘고고스타’의 보컬 이태선(27)씨는 관객들에게 인사의 말을 던졌다. “오늘이 홍대 클럽데이 마지막날이라네요. 그래도 연연해 하지 말고 (노래) 갑시다!”

2001년 3월부터 1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온 홍대 앞 ‘클럽데이’가 117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 홍대 클럽 골목에선 새벽 2시가 넘도록 젊은이들이 여러 클럽을 옮겨다니며 ‘마지막 클럽데이’를 즐겼다. 추운 날씨인데도 민소매 티셔츠에 핫팬츠 차림의 젊은이도 여럿 눈에 띄었다.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 2만원짜리 입장권 한 장으로 홍대 앞 18군데 클럽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즐길 수 있던 클럽데이는 그동안 홍대 문화의 아이콘이었다.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5년 무렵에는 하룻밤 입장객이 1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일부 영세 클럽이 경영난을 겪고,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클럽끼리 수익에 차이가 없는 ‘공동 배분 시스템’ 등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클럽데이의 중단이 결정됐다. 클럽데이를 주관하는 클럽문화협회 장양숙 총무는 “서울 강남, 이태원 등지에 새 클럽들이 생기고 홍대 안에도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져 홍대 클럽들이 경쟁력을 잃었다”며 “수익 공동 배분으로 영세 클럽들의 생존을 도왔지만, 이런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등을 고민하기 위해 ‘영구 폐지가 아닌, 쇄신을 위한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클럽데이가 홍대 앞의 상업화와 퇴폐문화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쇄신을 결정하는 계기가 됐다. 회사원 강아무개(32)씨는 “2000년대 초반의 순수한 모습은 사라지고 퇴폐적인 축제로 전락한 것 같다”며 “지금처럼 사람만 많이 늘어난다고 홍대 앞이 발전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클럽 에프에프(FF)에서 펼쳐진 밴드 ‘엑스트라 갈릭소스’의 공연 모습.
클럽 에프에프(FF)에서 펼쳐진 밴드 ‘엑스트라 갈릭소스’의 공연 모습.
하지만 홍대 클럽 안팎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클럽 에프에프의 직원 민병현(27)씨는 “클럽데이 때는 전국 각지의 평범한 사람들이 국내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홍대 클럽’만의 문화와 분위기를 즐겼는데, 이렇게 중단하게 돼 섭섭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아무개(22)씨도 “‘홍대’ 하면 떠오르는 게 클럽데이였는데, 마지막이라니 집에 가기가 너무 아쉽다”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언젠가 더 좋은 모습으로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클럽데이의 열띤 분위기가 한풀 꺾인 새벽 4시께, 택시 30여대가 손님들을 싣고 줄지어 클럽 골목을 떠나기 시작했다.

글·사진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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