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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0 08:28 수정 : 2010.11.10 08:28

국제앰네스티 라지브 나라얀 아시아태평양 조사관

국제앰네스티 라지브 나라얀 아시아태평양 조사관
불심검문 등 횡행…3년 전보다 시민사회 위축
인권위 위원선정 등 독립성 보장 시스템 바꿔야

“3년 전에 비해 집회·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시민사회가 전반적으로 많이 위축됐더군요.”

한국, 북한, 일본, 몽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라지브 나라얀(44·사진) 국제앰네스티 조사관은 지난 한 달 동안 지켜본 한국의 인권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인도 출신인 나라얀 조사관은 연세대 초빙교수로 있던 지난 2008년 잠시 앰네스티를 떠나 있다 지난 7월부터 다시 한국 담당 조사관으로 복귀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현장에서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앰네스티 연례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2달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중이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 담당 조사관을 맡아 국내 인권 상황에 익숙한 그는 9일 <한겨레>와 만나 최근의 한국 인권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나라얀 조사관은 G20을 이유로 노숙자 불심검문과 이주노동자 단속이 강화되고, G20과 관련해 한국을 찾으려던 외국인들의 입국이 불허되거나 비자 발급이 거부된 사례 등을 지적했다. 그는 “안보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한국 정부는 안보의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나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을 탄압하고 차별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유롭게 의견이 교환돼야 하며, 정부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 3명 가운데 2명이 사퇴를 하고 시민사회단체에서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중인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파행에 대해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미 2002년에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는 구조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인권위 감축안이나 대통령 직속기구화 등의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나라얀 조사관은 “정부가 인권위를 통제하려 하면 할수록 인권위의 핵심인 독립성과 영향력은 훼손된다”며 “위원 선정, 예산 등의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인권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집시법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했는데도 여전히 야간집회를 막는 방향으로의 집시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경찰이 음향대포 등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시위진압 장비를 도입하려 했던 점 등도 관심을 갖고 챙겨보는 사안이다.

나라얀 조사관은 “한국이 G20 참여국으로서 경제성장을 강조하지만, 인권성장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 사회에서 인권의 희망이었던 한국에 대해 이젠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