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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한국 입양아들의 머리 속에 한국어가 있다... |
몇년전 스톡홀름대학 이중언어 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연구를 했다.
연구 제목은 Korean adoptees first language attrition에 관한 것이었는데, 연구 목적은 한국어를 배우는 한국입양아들과 한국어를 배우는 스웨덴 학생들을 조사, 비교 분석을 통해 한국 입양아들에게 모국어가 얼마나 남아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 연구에 대한 부분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입양아들과 스웨덴 학생들의 테스트 점수는 거의 비슷했는데 한국 입양아들이 스웨덴 학생들보다 스웨덴어에는 없고 한국어에만 있는 음을 더 잘 인식한다는 것이다. 테스트 대상의 한국 입양아들은 대부분 한두살 되기 전에 입양되어 그 이후 한국어에 거의 노출이 되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한국말을 못하는 것은 스웨덴 사람들과 똑같다. 그렇지만 태어나자마자 처음 듣게 되는 모국어의 영향이 머리 속 어디엔가 어렴풋이 남아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이다.
반면에 몇년전 프랑스 학자가 프랑스에 있는 한국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연구를 했는데, 다른 점은 그곳 한국입양아들은 한국말을 한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 학자의 연구 결과는 스톡홀름대학에서의 연구와는 달랐다. 즉 프랑스에 있는 한국 입양아들과 프랑스 현지인들의 언어 현상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한국어 학습이 옛날 머리 속에 남아있는 언어 지식을 활성화 시키지 않는가라는 것이다.
입양아들은 대부분 한두살 때 입양이 되어 스웨덴에 온다. 태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접하는 언어를 제1언어라고 정의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에게 제1언어는 한국어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언어적 환경에 접하면서 제1언어 접촉이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에 제1언어 지식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입양아들에게 제1언어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난 97년도부터 스톡홀름대학 한국학과에서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한국 입양아들이 한국말을 배우러 왔다. 이곳에서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스톡홀름대학과 교포 자녀들을 위한 주말 한글학교에 있는 성인반뿐이 없다. 그래서 스톡홀름대학 한국학과 학생은 거의 80%정도가 한국 입양아들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중 입양아들이 현저하게 줄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기 보다는 이제는 한국에서 입양되는 아이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다양해졌다. 한국 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빅뱅에 관심이 있어서(나도 잘 모르는 빅뱅을...!!), 김기덕 감독의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보고 나서, 태권도 배우면서, 스타크레프트 게임을 잘하는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서 등등.. 그리고 또 국적도 다양하다. 스웨덴, 중국, 태국, 베트남, 이란, 이라크, 알제리 학생들로 다양해지면서 한국입양아 학생들이 이제는 minority가 되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것은 한국학과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지만 한국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심각하고 학구적인" 학생들이 없다는 것이 한국학과가 안고 있는 문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