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0.28 18:54
수정 : 2009.10.28 18:54
|
|
미국인 로버트 콜러(34)
|
미국인 콜러, 12년 서울살이 경험 안내책자 ‘SEOUL’ 펴내
미국인 로버트 콜러(34·사진)는 서울 토박이나 진배없다. 5년차 ‘서울내기’인 그는 서울을 손금보듯 훤히 꿰고 있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좋아하는 것은 알리고 싶어지는 법. 최근 영문판 서울 안내 책자
을 낸 이유다.
그에게 서울은 고향 롱아일랜드보다 더 정이 가는 도시다. 가까운 곳에 산과 강이 있고, 한갓진 고궁과 최첨단 빌딩이 어우러져 있으며, 궁중 음식에서 저잣거리의 주전부리까지 팔도의 다채로운 음식이 널려 있는 곳. 그는 서울을 소개하는 영자 월간지 편집장 일을 “행운”으로 여기고, 서울살이가 이렇게 좋은지 몰랐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은 그가 4년 동안 발로 뛰어 쓴 책이다. 책에 소개된 장소 가운데 일부 식당을 빼고는 모두 한번 이상 가본 곳이다. 공부도 많이 했다. 잡상(잡귀를 쫓기 위해 궁궐의 전각 위에 놓아 두는 토우), 해태, 도깨비와 봉황 등 책에 등장하는 상징에 대한 설명은 우리 문화에 대한 그의 이해가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그는 이번 책에서 서울을 광화문, 강남, 명동 등 8개 권역으로 나눠 가볼만한 곳과 맛집을 소개했다. 경복궁이나 인사동처럼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뿐 아니라 북촌 한옥마을, 정동길, 삼청동 카페 골목 등 숨겨진 명소들도 담았다. 분야별 ‘강추리스트’에는 장충동 족발, 신당동 떡볶이, 찜질방, 홍대 클럽데이 등 여느 관광책자에서 보기 힘든 내용이 들어 있다. “서울에서 살면서 썼기에” 가능했다. ‘강추리스트’와 개인 취향은 조금 다르다. 우리옷만 입는 그는 한국 전통 건축에도 관심이 많고 보신탕을 좋아한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1997년. 그 전부터 한국과 인연이 잦았다. 대학 때 룸메이트가 한국인이었다. 하지만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의 관심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공부하러 갔더니 그곳에서는 발전 모델로 한국을 가르쳤다. 평화봉사단으로 아프리카에 가려고 했으나 자리가 없었다. 영어를 가르치며 관광이나 하려고 찾아온 한국은 순식간에 그를 사로잡았다. 아내 솔롱고 갈바드라흐와 인연을 맺은 곳도 한국이다. ‘솔롱고’는 무지개라는 뜻으로, 몽골에서 한국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한국과의 인연은 그렇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서울을 알리는 책을 쓴 것은 제게 큰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서울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서울셀렉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