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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13 13:57 수정 : 2009.10.13 13:57

‘하나코리아’ 한국 회원들이 지난달 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 행사에서 ‘요사코이 아리랑’ 춤을 추고 있다. 하나코리아 제공

한일 양국에 모임 결성
‘요사코이 아리랑’ 추며
서로의 삶과 문화 이해

“요사코이, 요사코이” “아리랑~ 아리랑~”

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 2층 연습실. 일본인 마무로 히토시(19)는 한 손에 일본 전통악기 나루코(짝짝이)를, 다른 손에는 한국 무용에서 쓰는 한삼 천을 들고 있다. 마무로를 비롯한 10여명의 한·일 젊은이들이 모두 양국의 전통도구를 손에 들고 춤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이 연습하는 춤은 ‘요사코이 아리랑’이라는 이름의 창작 무용이다. 우리나라 민요 아리랑과 일본 고치현의 전통음악 요사코이를 접목해 만든 창작음악을 배경으로 역시 한·일 양국의 전통 춤사위를 접합했다. 보는 사람이 고개를 절로 까딱이게 될 만큼 신나고 빠른 박자의 음악이 춤의 밑자락으로 깔렸다.

이들은 모두 ‘하나코리아’의 회원들이다. ‘하나코리아’는 일본인, 한국인, 재일동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요사코이 아리랑을 추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키워가는 단체다.

하나코리아는 2004년 일본에서 먼저 생겼다. 재일동포가 주축이 돼 연 ‘원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은 공연 목적으로 이 춤을 창작했다. 한-일 간 문화 차이로 상처받은 재일동포 3세 등과 일본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관객들은 큰 호응을 보였고, 이왕 창작한 춤을 그냥 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정식 단체까지 꾸렸다. 매년 100여명의 회원들이 요사코이 아리랑을 즐기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하나코리아 활동을 했던 무로야 마도카(28)가 한국에 직장을 얻어 건너오면서 하나코리아도 함께 대한해협을 건넜다. 지금은 30여명의 일본인, 한국인, 재일동포들이 한국에서 요사코이 아리랑을 즐기고 있다.

하나코리아와 관련해 하아무개(23)씨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적’한 경우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대학을 다니다 지난달부터 교환학생으로 연세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씨는 “중·고등학생 시절, 독도나 북한 미사일과 같은 양국간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일본인들한테 왕따를 당했다”며 “한국인이라는 생각에 한국에 단기 유학을 왔는데, 한국 사람들도 나를 낯설어해 갈 곳을 잃고 방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요사코이 아리랑을 추면서 방황을 끝냈다고 한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던 일본인, 나를 낯설어하던 한국인이 내 춤을 그대로 즐겨주는 게 너무 좋았어요.”

한·일 젊은이들은 ‘좀더 밝은 색깔’의 한-일 관계를 꿈꾸고 있다. 아오키 루미(23)는 “춤이 좋아서” 춤을 춘다고 했다. 아오키는 “진지한 건 싫다. 한국은 김치고, 일본은 낫토(일본식 청국장)인데 난 두 가지를 섞어 먹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사코이 아리랑도 두 가지를 섞어 즐기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마스지마 사치코(32)는 “한국과 일본은 서툰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서로 마음이 있는데 표현하지 못하고, 일본과 한국이 서로 다른데 다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과 한국, 두 개의 하나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서툰 연애지만, 조금씩 서로한테 익숙해지고 있는 셈이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