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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15 19:05 수정 : 2009.09.15 19:06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날로 농성은 99일째를 맞았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현장] ‘4대강 사업 반대’ 조계사 앞 천막농성 100일째
“다른 운동방식 필요하다”…농성일지에 고민 흔적도

15일 오전 10시, 민노당 환경위원회 양홍관 위원장과 최진화 부장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를 찾았다. 이날 99일째를 맞는 ‘4대강 반대 릴레이 농성’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사찰 일주문 앞에 설치된 흰색 농성 천막 주위에는 ‘운하보다 더 나쁜 4대강 삽질 사업 STOP!’ 등이 적힌 10여개의 알림판들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세 달이 넘게 여름 햇볕을 받아 빛이 바래 있었다. 4대강 반대 홍보물과 모금함, 서명용지도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100여개 환경·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운하백지화 국민행동본부’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6월9일부터 농성을 시작한 지 16일 어느덧 100일이 됐다. 그 사이 국민행동본부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등 정당과 종교단체까지 참여해, 지금은 400개 정당, 시민·사회·종교단체가 참여하는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 범대위)로 커졌다.

범대위는 단체별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2~4명씩 교대로 농성장을 지켜왔다. 농성자들은 조계사 주변과 인근의 광화문, 청계천 등지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서명운동을 받아왔다. 농성장을 방문하는 시민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1주일에 3일 꼴로 농성장을 지켜왔던 정우식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서울의 중심인 종로에 위치한 조계사 앞 농성장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4대강 범대위의 거점이자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성 첫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록된 ‘농성장 일지’와 방문객들이 남긴 방명록은 지난 99일의 살아있는 역사였다. “새벽에 비가 많이 와 고생했다”는 내용부터, “다른 방식의 운동이 필요하다”는 고민까지 고스란히 남아있다. 최진화 부장은 “여름 더위보다 조계사 앞 왕복 6차로를 다니는 차 소리가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양홍관 위원장은 “생명의 근원인 강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은 결국 우리가 마실 물까지 위협할 것”이라며 “강을 지키는 일이 생명을 지키는 일이란 일념으로 농성장을 지켰다”고 말했다.

농성자들은 시민들이 서명과 모금운동에 참여할 뿐 아니라 음식과 격려의 말을 건넨 덕분에 99일을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서명과 모금운동에 참여한 임희근(51)씨는 “4대강 사업 하면 환경이 파괴될 뿐 아니라 예산도 낭비되는 것이라 평소에 관심이 많았다”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데, 100일 가까이 농성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