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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02 11:53 수정 : 2009.08.02 13:55

2일 오전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조합원 간부들이 보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허재현 기자

쌍용차 노사 협상 결렬
노조원들, 기대 빗나가자 충격…12시30분부터 단전
“회사, 대화핑계 꼼수” 비난…경찰, 헬기 순찰 시작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협상결과를 기다리며 농성을 이어오던 조합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노사가 ‘끝장 교섭’ 이란 표현을 써가며 협상에 임해, 힘들지만 어떤 식으로든 절충안을 내올 것으로 기대를 해왔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은 2일 결렬 소식이 전해지자 공장 정문을 통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원은 ‘충격’이란 표현을 써가며 격한 감정을 표현했다. 신아무개(35)씨는 “회사가 먼저 협상 결렬을 선언할 줄은 몰랐다”며 “다들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파산만큼은 막아보려 했는데 왜 회사가 결렬을 선언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부분 조합원들은 “사쪽이 무리한 입장을 고수해 결렬에 이르렀다”며 사쪽의 협상 결렬 선언을 비난하고 있다. 신아무개(44)씨는 “40%만 살려주겠다면 지금까지 함께 싸워온 조합원들 간에 싸움을 일으키겠다는 건데 조합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며 “무급 휴직 기간 8개월을 16개월로 늘이는 등 방법도 있는데 왜 결렬을 선언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정아무개(35)씨는 “6:4 제안(40%만 구제하겠다는 사쪽의 안)은 어차피 못받아들일 수준이었다”며 “회사가 대화를 핑계로 꼼수를 부렸다. 몇 사람 죽어나가길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여전히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70일 이상 계속 되어온 파업에 피로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파국만큼은 막아보자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이아무개(38)씨는 “정리해고안만 사쪽이 고수하지 말고 대화가 재개되어 파국만큼은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성장 안에서는 10시 30분부터 긴급 보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내부동요 없이 계속 싸워 나갈 것을 서로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우리를 마루타 삼아 계속 시험에 들게 하겠다면 이후 발생할 불상사는 책임질 수 없다”며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악으로 깡으로’ 투쟁하자”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보고대회에 참석한 이아무개(38·해고자)씨는 “우리는 이미 ‘죽은자’인데 어차피 더 잃을 게 없다”면서 “공권력이 투입되면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말했다.

2일 오후 12시20분경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 지역내에 전기가 끊어져 노조사무실이 칠흙같은 어둠에 쌓여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노조는 한전과 시설관리팀을 가동 단전된 이유를 찾고 있다. 노동과세계 제공

농성장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전 지역내에 전기가 끊어져 농성중인 공장 내부가 칠흙같은 어둠에 쌓였다. 쌍용차 한 노조 간부는 “12시30분부터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단수와 음식물 반입이 불가능한 상항에서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자 당황해 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고민 중이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노조는 한전과 시설관리팀을 가동해 단전된 이유를 찾고 있다.

또 경찰 헬기가 다시 순찰을 시작했고 사쪽의 선무방송과 노조쪽의 선무방송이 다시 교차하고 있다.

한상균 지부장 “차라리 정부가 나서라”

-이제 협상은 완전 결렬되는 것인가

=회사가 최종 입장에서 변화가 있다면 다시 대화 나설 것이다.

-협상 결렬을 어떻게 보나

=사쪽의 정리해고 강행의지를 재확인 하게 됐다.

-사쪽도 무급휴직 대상자를 100명에서 300명으로 늘리는 등 양보해오지 않았나

=노조가 더 많이 양보해왔다. 분사도 수용하고 영업직 전환도 받았잖나.

사쪽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노조가 굴종하길 기대하면서 파업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나

=칼자루는 노조가 쥐고 있지 않다. 정부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 관계자들이 본관에 상주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칼자루를 휘두르면 우리는 베이지 않을 정도로 방어만 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가 (뒤에 숨지 말고) 차라리 직접 나서서 지휘했으면 좋겠다.

- 협상 결렬은 누구도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데 사쪽의 협상결렬 선언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나

=관리자가 비용문제가 핵심이 아니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지 않나. 정리해고 고수는 노조무력화의 의도가 있다고 본다. 밖과 안을 못섞게 하겠다는 거다.

2일 오전 쌍용차 조합원들이 농성장 안에서 보고대회에 참석해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해듣고 있다. 허재현 기자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