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31 19:56
수정 : 2009.08.0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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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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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검사 윤리강령마저 지키지 못했던 전임 후보자 탓에,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는 내정 발표와 동시에 혹독한 검증을 받고 있다. 그는 ‘(청와대의) 가혹한 검증이 힘들었다’고 눈물을 글썽였지만, 몸담은 조직이 자처한 업보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도덕성’은 기본 자격일 뿐이다. 검찰이 위기에 빠진 이유를 진단하고, 이를 해결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는 온전히 그의 몫이다.
이처럼 어려운 과제를 떠안은 김 후보자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이끌 검찰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많은 나라를 가봤지만 우리나라처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잘돼 있는 나라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국내에서 비판이 있었던 수사라도 그 내용을 국제검사대회에서 발표하면 다들 놀라며 (한국 검찰을) 아주 멋있게 본다”고 소개했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구성원으로서 미덕일 수 있다. 그가 비교했던 다른 나라들보다 한국 검찰이 실제 뛰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과 여론의 시선이 어떠한지, 전임 검찰총장이 왜 사퇴하고 뒤이은 후보자마저 낙마해 자신이 그 자리에 서게 됐는지를 곱씹고 성찰한 흔적은 잘 엿보이지 않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앞으로는 제도나 조직이 아니라 (검찰의)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자신에게 돌려도 타당한 말이 된다. 검찰이 지금 중립을 잘 지키고 있다는 둔감한 마음가짐으로는 위기에 처한 검찰을 바로세우기 힘들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기 때문이다. 평일에 청사를 비운 채 미인 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게 ‘공무의 일환’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성싶다.
그는 7월3일 대전고검장 퇴임식에서 “자신(검찰)이 단단하지 못하고 흔들리니까 ‘외부에서 흔든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바로 서지 못했다’는 그 뼈아픈 충고는, 지금 부메랑이 되어 김 후보자 자신에게 돌아와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