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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15 06:44 수정 : 2009.07.15 06:44

금감원~금융위 거치며 ‘외풍’ 시달릴 가능성
검찰도 “기간단축 필요”

동아일보 계기로 본 금융감독 허점

‘동아일보 사주 의혹’ 발생→검찰통보까지 1년7개월 넘게 걸려

금융당국 내부에선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 등이 연루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 사건을 계기로 조사와 심의 절차에 대한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유력 인사 등이 포함된 주식불공정매매 의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외풍’에 금융당국이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다.

먼저 금융감독원 조사가 마무리된 뒤 검찰에 사건이 넘겨지기까지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가 완료된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최소 한달이 걸린다”면서 “이 기간에 수많은 로비와 외압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동아일보 사건’에서도 금감원 자본시장조사본부의 조사는 지난 5월20일쯤 마무리됐으나, 조처 수위를 정하는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보름 남짓 뒤인 6월10일에 열렸고, 최종 조처 수위를 확정하는 증권선물위원회는 그로부터 2주 뒤인 24일이 돼서야 열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사건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 등은 혐의 자체가 위중한데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면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라도 심의와 의결 절차를 신속히 해야 선의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대형 사건일수록 혐의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으로 조처 수위가 내려가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떻게 하더라도 외압이 들어올 여지는 있지만 최소한 일처리 기간 단축은 검토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에선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통화 기록을 6개월간만 보존하도록 하고 있어 정작 검찰이 수사를 하는 단계에선 해당 기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 등에선 일반적으로 혐의자가 여럿 되는 탓에, 이들의 통화 내용은 진실을 규명하는 데 주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동아일보 사건의 경우를 보면, 김재호 사장 등이 처음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지난해 1월25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이 사건을 검찰에 통보한 시점인 지난달 24일로, 무려 1년7개월이나 지난 뒤다. 또 특수법인 형태의 민간기구인 금감원은 통화내용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검찰 통보 문건에는 혐의자들끼리 통화기록은 없다. 검찰로선 혐의를 확정하는 데 유용한 일부 단서를 확보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중하고 철저한 조사가 가장 중요하지만,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단서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 기록 보존은 자칫 사생활 침해 등 정보 인권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실제 법 개정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