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08 22:43
수정 : 2009.06.08 22:43
경남도 수정만 매립지 일방적 산업단지 지정
어렵게 도지사 면담 성사…20분만에 끌려나와
경남도청의 일방적인 산업단지 지정으로 집과 마을을 잃게 됐다며 60~70대 여성들이 도청 앞에서 알몸 시위를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경남 마산시 수정마을 주민 70여명과 이 마을의 트라피스트수녀원 수녀 15명은 8일 아침 8시30분 경남도청으로 몰려와 김태호 경남지사의 면담을 요구했다. 지난 5일 경남도 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회가 주민들의 반대를 외면하고 마을 앞 수정만 매립지의 일반산업단지 지정을 조건부 가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심의위는 이 결정 과정을 비밀에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민과 수녀들이 도청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남도는 모든 출입구를 막았으며, 경찰도 이들을 가로막았다. 대부분 60~70대 여성인 주민들은 팬티를 제외한 모든 옷을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항의했으며, 그제서야 박석곤 수정마을 주민대책위원장 등 주민 대표 3명과 요세파 트라피스트수녀원장 등이 도지사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화가 결렬돼 주민 대표들은 20여분 만에 경찰에 의해 도지사실에서 끌려나왔고, 요세파 원장도 여경 10명에게 들려나왔다.
박석곤 위원장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심의위원회의 회의록 공개와 마을에 공장이 들어왔을 때 삶터를 떠날 수밖에 없는 주민들에 대한 이주 보장 등 두 가지뿐”이라며 “경남도 심의기구가 결정한 사항을 도지사가 나 몰라라 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고 따졌다. 도청을 항의 방문한 스텔라 수녀는 “500명에게 새 일자리를 만들어주려고 380가구의 주민들을 쫓아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경남도 산업단지계획 심의위는 경남개발공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어 “피해저감 대책과 민원해결 방안을 강구한 뒤 사업을 시행한다”는 조건을 달아 수정만 매립지에 대한 일반산업단지 지정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수정만 매립지 23만여㎡에는 주민들의 뜻과 관계없이 마산시와 에스티엑스(STX)그룹이 추진하는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창원/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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