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04 23:13
수정 : 2009.06.05 13:36
“다음은 사생활 보호 검토했습니까”
“검찰 영장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인 정보가 검찰 앞에 발가벗겨진 뒤 저는 팔레스타인 국적으로 구글에 가입했습니다. ‘다음’은 사생활 보호를 규정한 헌법 정신을 검토했습니까?”
주경복(59·건국대 교수)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아무개(53)씨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이 아무개 개인정보보호팀 차장에게 물었다. 이 차장은 “우리도 회원이 이탈하는 게 아쉽다. 하지만 검찰의 강제집행에 의해 제공한 것”이라고 답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는 ‘다음’ 관계자를 사이에 두고 검찰과 피고인이 논쟁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지난해 10~12월 주 전 후보를 조사하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시지부 간부 등 100여명의 전자우편을 일부 7년치까지 확보해 조사한 것(<한겨레> 4월24일치 1면)이 밝혀지자, 피고인들은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 보호를 침해하며 수집된 증거를 채택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다음’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공방은 검찰의 무차별적인 전자우편 압수수색 관행에 집중됐다. 검찰은 주 전 후보 등을 수사하며 기간과 수신인을 특정하지 않고 전체 전자우편 내용을 확보했다. ‘보낸 편지함’과 ‘받은 편지함’뿐 아니라 ‘임시보관함’과 ‘휴지통’까지 이에 포함됐다.
‘다음’은 검찰이 영장을 제시했기 때문에 전체 자료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압수수색 영장에 의해 제공하는 전자우편 자료만 하루 5~6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고인 이아무개씨는 “10년간 ‘다음’을 이용하며 쓴 메일이 1천개 정도인데, 이 가운데 교육감 선거 관련 전자우편은 2~3개에 불과하다”며 “고객의 자료 중 어떤 게 관련 내용인지 판단할 수 없어 (검찰에)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 전 후보 등 23명은 “검찰 수사로 통신의 비밀과 사생활을 침해받았다”며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