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5.27 08:26
수정 : 2009.05.27 08:26
온-오프 넘나들며 자원봉사…게시판은 ‘빈소’
온라인 동호회 회원들 추모객들에게 주먹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분향소 방문을 넘어 다양한 방법으로 퍼져가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은 주먹밥을 추모객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추모 노래와 추모 동영상 등도 확산되고 있다.
요리 정보를 주로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82쿡닷컴’의 회원들은 24일부터 자발적으로 주먹밥 등을 만들어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돕고 있는 이재교씨는 26일 “분향소 자원봉사 모집 알림을 보고 25일 오후에 70~80명 정도가 참여하는 등 시민들의 지원이 활발하다”며 “82쿡, 쌍코, 소울드레서 등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양초·국화·리본· 물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누리꾼들은 추모곡과 추모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인디밴드 울트라컨디션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며 만든 ‘위 빌리브’(We believe)는 누리꾼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 검색사이트 엔써미(enswer.me)는 이날 오전까지 누리꾼들이 만든 추모 동영상이 모두 1만7742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의 각종 커뮤니티·게시판은 또다른 ‘빈소’가 됐다. 분향소를 찾는 대신 인터넷 커뮤니티를 빈소 삼아 슬픔을 달래는 것이다. 한 가수의 인터넷 팬카페는 25일부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노무현 당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라는 말머리를 달아 글을 올리고 있다.
매일 웃음을 주는 그림을 그리는 웹툰 작가들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만화가 김양수씨는 “유쾌한 웃음을 주는 작품을 그려야 하지만 도저히 그릴 수가 없습니다”라며, 자전거를 타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으로 웹툰을 대신했다. <위대한 캣츠비>라는 웹툰으로 유명한 강도하씨는 “이마의 주름을 그리고 더는 나아가질 못합니다”라며 “몇 번을 그리고 지우다 포기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줄 이마의 주름’으로 슬픔을 대신 표현했다.
많은 시민들은 헌화와 조문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 글을 남기고, 그림을 붙이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회사원 박민영(27)씨는 24일 온라인 카페 회원들과 함께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 주위에 노란 리본 등을 만들어 달았다. 동대문에서 리본 500여m, 검정 천 50마를 사와 주위에 긴 줄을 치고 리본으로 만들어 매달았다. 박씨는 “시민들이 여기에 여러 가지 글귀를 쓰고 슬픈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구본권 기자
ji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