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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8 08:20 수정 : 2009.02.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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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ID·암호’ 쓰는 누리꾼 먹잇감으로 노려
노숙자 등 명의 대포통장 사용…일당 첫 검거

유명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해 친구와 선·후배 등으로 가장해 돈을 요구해 챙긴 ‘메신저 피싱’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메신저 피싱 사기범이 붙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특히 옥션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수한 뒤 이를 통해 메신저에 접속해 아이디의 실제 주인인척 행세하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7일 개인정보를 빼내 인터넷 메신저 금융사기를 벌인 혐의(사기·정보통신방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황아무개(44)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대포 휴대전화와 통장 명의를 빌려준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이아무개(57)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황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메신저인 네이트온을 이용하는 누리꾼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접속한 뒤, 채팅을 통해 박아무개(38·여)씨 등 모두 19명을 속여 1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부분의 누리꾼들이 인터넷 아이디와 암호를 메신저 아이디와 똑같이 사용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먼저 국내 유명 인터넷 오픈마켓 쇼핑몰인 옥션, 지(G)마켓, 11번가 등에서 이른바 ‘우수 판매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수했다. 우수 판매자의 아이디는 고객의 아이디와 전자메일 주소, 생년월일 등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렇게 입수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해 채팅을 통해 ‘친구’나 ‘선배’로 분류된 이들에게 접근해, “급히 송금해야 되는데 공인인증서가 없다”, “돈이 급히 필요한데 돈 좀 빌려달라”며 요구해 10만~100만원씩 계좌이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에 앞서 지난해 8월 노숙자 등의 명의로 대포통장 24개를 미리 마련했다.

황씨 등은 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울 강남과 경기 안양 등에서 노트북으로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했으며, 중국에 둔 서버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메신저 업체에서 의심이 가는 해외 아이피를 차단한 뒤에는 국내 아이피처럼 인식이 되는 ‘가상사설망’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 등은 해킹된 개인정보를 사 범행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아이디 유출 경위 등과 관련해 해당 업체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해킹 등으로 아이디·비밀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포통장 6개 계좌에 모두 7억원이 입금됐으며, 이 가운데 3억9천여만원이 현금인출기에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또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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