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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23 17:08 수정 : 2009.01.24 13:33

경찰 특공대와 기동대원들이 20일 아침 농성중이던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재개발 지역 건물 옥상에서 망루에 붙었던 불이 꺼진 뒤 끝까지 저항하던 한 철거민을 붙잡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유정 민주의원, 무전 교신기록 폭로
진압 직전 “우리 병력 따라와” 무전기록 나와
해머 등 ‘무장’ 진입…경비업체 등록도 안해

경찰이 지난 20일 용산 철거민 농성을 강제진압할 때 무장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합동작전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경찰 무전 기록이 나왔다. 특히 문제의 용역업체인 ㅎ건설은 정식 경비업체로 등록조차 하지 않은 무허가 업체로 드러났다.

민주당 김유정·강기정 의원은 23일 “경찰이 20일 새벽 농성 철거민에 대한 강제진압 작전을 개시할 때 용역업체 직원들과 함께 합동작전을 펴는 내용의 교신을 했다”며 서울경찰청에 요구해 받은 경찰 무전통신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을 보면, 경찰은 ‘20일 오전 6시29분42초’에 “아울러서 용역 경비원들 해머 등 시정장구를 솔일곱(지참)하고, 우리 병력 뒤를 따라가지고 3층에서 4층 그 시정장치 해제할 진중(준비 중 또는 진행 중)”이라고 교신했다. 이에 이 무전을 받은 쪽에서 ‘오전 6시29분59초’에 “18(알았다). 경넷(경찰병력)과 함께 용역 경비원들 시정장구 솔일곱(지참)하고, 3단과 4단 사이 설치된 장애물 해체할 중”이라고 회신했다.


▲경찰 무선 송신기록 1 (06시29분42초)
-아울러서 용역 경비원들 해머 등 시정장구를 솔일곱(지참)하고 우리 병력 뒤를 따라가지고 3층에서 4층 그 시정장치 해제할 진중(준비 중 또는 진행 중이라는 뜻)

▲경찰 무선 수신기록 2 (06시29분59초)
-18(알았다) 경넷과 함께 용역경비원들 시정장구 솔입곱(지참)하고 3단 4단 사이 설치된 장애물 해체할 중 18


경찰 무전 내용(20일)
교신 내용을 보면, 경찰의 진압작전 때 해머 등으로 무장한 민간 용역업체 직원들이 경찰과 함께 농성 건물로 진입했으며, 철거민들이 옥상으로 통하는 문에 설치한 용접 장애물을 해체하는 데 동원됐음을 알 수 있다. 경찰이 작성한 ‘용산 4구역 관련 상황보고’를 보면, 이 교신이 이뤄진 오전 6시30분 병력을 농성 건물 안으로 투입해 본격적인 진압작전을 개시했다.

이런 교신 내용은 “용역직원들이 건물 3층까지 들어와 옥상 장애물에 망치질을 하며 위협하고 불을 질러 연기를 옥상 쪽으로 피워 올렸다”는 농성 철거민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경찰은 그동안 “용역직원들이 작전 개시 전에 건물에서 모두 빠져나갔다”며 진압작전 과정의 용역업체 동원설을 부인해 왔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시위 진압 과정에 동원된 사실은 경찰이 강제진압 명분으로 내건 “시민들의 안전 보호”와 달리 갈등의 한 당사자인 조합 쪽을 적극적으로 편들었음을 보여준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용역업체의 불법 행위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공개된 무선 교신은 현장 지휘 간부간의 통신 기록이 맞다”며 “순간적으로 오인해 무전 보고한 것이며, 실제로 용역직원들이 작전에 참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압에 동원된 ㅎ건설은 정식 경비업체 등록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경비업법은, 경비업자가 경비원을 배치할 경우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ㅎ건설은 경비업체로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신고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무허가 경비업체와 합동작전을 편 것과 함께, 이 과정에서 해머 등 무기형 장비를 사용한 것을 묵인한 것은 법규 위반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행 경비업법에 따르면, 용역직원들이 휴대할 수 있는 장비는 ‘경적·경봉 및 분사기’로 제한돼 있다.

송호진 노현웅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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