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20 07:35
수정 : 2009.01.20 12:09
‘박씨 - 7인’ 둘러싸고 논란…ID·IP가 ‘열쇠’ 되나
검찰 “추가수사 없다” 법조계 “진상규명 나서야”
<신동아>가 19일 2월호를 통해 미네르바임을 자처한 ‘케이’(K)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면서, 진짜 미네르바가 지난해 12월 <신동아>에 기고문을 보낸 인물인지 아니면 검찰이 구속한 박아무개(31)씨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박씨가 미네르바가 분명하다고 했던 검찰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케이씨가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이라고 주장하며 박씨가 아이피(IP)를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박씨를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이날 “허위사실을 유포한 문제의 글을 쓴 게 박씨가 틀림없기 때문에 추가 수사할 필요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박씨가 ‘정부 긴급명령 1호’ 등 허위사실 유포 혐의와 관련된 두 개의 글을 작성한 게 확실하기 때문에 범죄행위 이외의 쟁점을 놓고 조사할 뜻은 없다는 태도다. 검찰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을 예측해 미네르바의 주가를 올린 글 등 240여편을 박씨가 쓴 게 분명하며, 박씨도 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다음 ‘아고라’에 오른 글들이 두 개의 고정 아이피를 이용했는데, 박씨 집의 피시(PC) 압수수색에서도 같은 아이피가 확인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신동아>와 인터뷰한 케이씨는 검찰이 박씨가 사용했다고 결론낸 아이피 주소 두 개에 대해 “7명의 구성원이 함께 공유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확히는 모르지만 박씨가 아이피 주소를 조작하지 않았겠냐”고 주장했다. 케이씨는 어떤 장소에 있는 피시를 썼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박씨의 경우 집에 있는 피시를 썼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집에서 인터넷쇼핑 등의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통상 요금이 많이 나오는 고정 아이피를 사용하지 않고 유동 아이피를 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는 실제로 아이피 조작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설명과 함께,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인지를 의심케 하는 정황의 하나인 셈이다. 케이씨가 ‘아고라’에 올렸다는 글이 500여편이라고 주장한 반면, 검찰이 파악한 박씨의 글은 240여편에 그친다.
이처럼 의혹이 증폭되지만, 검찰은 의견을 표명한 글은 조사 대상이 아니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미네르바는 여럿이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를 <신동아>가 인터뷰한 것이 검찰 수사와 무슨 상관이냐”고까지 말했다. 아이피 추적과 본인 진술, 조사 과정에서의 ‘실력 테스트’까지 거치며 박씨를 진짜 미네르바로 규정했던 이전 태도와는 차이가 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박씨의 글 두 개만을 문제삼았지만, 구속 사유가 미네르바라는 필명이 지닌 영향력을 전제로 삼기 때문에 검찰이 이번 논란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호창 변호사는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미네르바의 글 전체를 봐야 한다”며 “법원도 미네르바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전제에서 판단한 것이므로, 다른 글들이 박씨가 쓴 게 아니라면 글을 쓴 사람을 수사한 뒤에 박씨의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