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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9 07:41 수정 : 2009.01.09 09:00

인천 계양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인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경인운하 경제성 왜곡 논란
‘바다는 고속-운하는 저속’ 동시운행 비효율적
선박제조업자들 “정반대 기술혼합” 동의 못해
조선업체 “RS선 주문 선주·화물 맡길 화주 있을지 의문”

정부의 경인운하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 적용한 화물선이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운하에 다닐 배의 적재능력과 속도는 운하의 물류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정부는 화물 4천톤을 실을 수 있는 ‘하해(河海)겸용선’(RS선)을 경인운하를 운항하는 기본 선박으로 정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이론상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가상 선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전문가들, RS선에 회의적

정부는 지난 1995년 첫 경인운하 사업계획을 짤 때는 2500톤급 피더선(소형 컨테이너선)을 기본 선박으로 했다. 피더선은 강과 바다를 함께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전형적인 운하용 배이다. 속도가 빠르고 파도에도 강하도록 ‘흘수’(배가 물에 잠겨 있는 부분의 깊이)가 깊고 선체는 높다. 따라서 피더선이 다니려면 운하를 깊게 파야하고 교량의 상판을 높여야 한다. 그만큼 운하 건설비가 많이 들고 공사기간은 길어진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에 배를 바꿨다. 교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선체를 얇게, 강바닥에 안 닿도록 흘수도 얇게, 그럼에도 바다에서 파도를 견디고 속도를 낼 수 있는 배를 구상한 것이다. 하지만 선박·해운 전문가들은 이런 배를 만들려면 운하 전용 바지선보다 건조비가 4~5배 더 들고 연료효율도 훨씬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술적으로는 만들 수 있지만 실제 상업운항을 하기에는 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 조선업체의 설계담당 간부는 “이런 비싼 배를 발주할 선주가 있을지, 또 비싼 운임을 물고도 화물을 맡길 화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더구나 세계 최대 조선회사들이 몰려 있는 국내에서는 이런 배를 한번도 만든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토해양부는 경인운하를 건설해 인천~김포 18㎞ 운하구간에 아르에스선을 투입하면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기준으로 하루평균 2600개의 화물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국토부는 뒤늦게 국책연구소와 조선업계 등에 아르에스선에 대한 연구 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양 분야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바다와 강에 적합한 배는 스펙(사양)이 전혀 달라 이를 혼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간단하지도 않고 건조비가 너무 많이 들어 화물선으로서는 전혀 경쟁력이 없다”며 “정부는 요구하고 있지만 기술자들이 선뜻 동의하지 못해 골치 아프다”고 토로했다.


■ 상습적인 경제성 왜곡 의혹

국토부는 이번에 경인운하의 경제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 용역 결과도 내세웠다. 하나는 네덜란드 운하자문회사 데하베(DHV)가 지난 2006년 발표한 것(비용편익비율 1.76)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3년 2월 내놓은 용역보고서(0.92~1.28)다. 이 가운데 데하베 조사는 국내 수출입 화주들에 대한 운하 이용 선호도조사(SP)도 하지 않아 타당성 분석의 기본을 무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의 개발연구원 용역은 당시 건교부가 노골적으로 왜곡을 사주한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았다. 당시 건교부는 개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초안에 비용편익비율이 0.82로 나오자, 용역 잔금을 주지 않은 채 여러차례 수정을 요구해 ‘8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비용편익비율은 0.92~1.28’이라는 수치를 받아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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