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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4 22:29 수정 : 2009.01.04 22:29

“기업해 번 돈 사회에 환원”
12억대 남한산성 땅 기부

80대 할머니가 “죽기 전에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12억원 상당의 땅을 경기도에 기증했다.

4일 경기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엄순녀(82·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씨가 지난달 18일 자신 명의의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 도립공원 안 토지 6필지 6770㎡(시가 12억원)를 경기도에 기부했다. 엄씨는 “1992년 먼저 간 남편이 ‘기업활동으로 모은 재산은 일정 규모를 넘으면 개인 재산이 아니니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언을 남겼다”며 “미약하지만 도립공원의 발전과 도의 재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씨가 기부한 토지는 남한산성 도립공원 안에 자리잡고 있는 밭 5필지와 도로 1필지로, 공원 조성을 위해 공원 안 사유지 매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엄씨의 남편 김홍기(사망 당시 71살)씨는 한국전쟁 때 월남해 화학제품 생산업체 등을 운영했다.

엄씨는 남편이 숨진 뒤 남편의 유언에 따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토기전문 박물관을 운영하다 2004년 청동기~조선시대 토기 등 문화재 1512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토지 기증도 남편이 ‘생색내기식 기부를 하지 말라’고 유언했다는 엄씨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이뤄졌고, 감사패도 실무 부서에서 지난달 30일 조용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원 3645㏊ 가운데 전체의 76%에 이르는 사유지를 도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기부받은 토지는 도립공원 보존과 발전에 유용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