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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09 18:34 수정 : 2008.12.09 18:34

피터 호지킨슨(63·사진)

영국 사형문제 전문가 호지킨슨, 3년 만에 방한

전세계를 돌며 사형제 폐지를 전파하는 영국의 사형문제 전문가 피터 호지킨슨(63·사진) 교수가 2005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9일 낮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호지킨슨은 “한국에 사형 집행이 가능한 범죄가 아직도 160여개나 된다는 게 놀랍다”고 말문을 열었다.

호지킨슨은 “오늘 오전 한국 법무부 인권국에 갔는데, 사형제에 대한 정부의 방향을 알기가 어려웠다”며 “16·17대 국회 때도 사형제 폐지법안이 발의됐다 무산됐는데 이번에도 그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자유선진당 박성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제 폐지 법안’이 올라 있다.

그는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부설 사형연구소 소장을 16년째 맡아오고 있다. 영국 외무부 사형전문위원단 일원이자 국제사형폐지연맹의 영국 대표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 뒤 15년 동안 런던 보호관찰청의 보호관찰관으로 일한 경험이 그를 사형폐지 운동의 길로 이끌었다. 최근엔 베트남과 모로코에서 사형제 폐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호지킨슨은 “인간은 편견을 갖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판사나 배심원의 오판 가능성이 있다”며 “사형은 일단 이뤄지면 절대 되돌릴 수 없는 만큼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형제를 없애더라도 특별히 더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며 “지금까지 사형제 반대 운동이 주로 감성적 호소로 이뤄졌다면, 이젠 과학적 근거를 함께 제시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흉악 범죄를 막기 위해 사형제 폐지는 시기 상조라는 주장에 대해 호지킨슨은 “완벽한 지지를 받으면서 사형제를 폐지한 나라는 없다”며 “영국에서도 40여년이 지나서야 완벽한 폐지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인 만큼 ‘사실상 사형폐지국’에서 얼른 벗어나 법률로써 확정짓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