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03 21:12
수정 : 2008.11.04 00:30
태안 후원금 등 1억원 개인 용도로…기부금 남겨 쓰는 관행도 악용
지난달 31일 구속된 환경운동연합의 김아무개(34) 전 기획사업부장이, 2006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기업들로부터 들어온 성금을 포함해 1억300만원을 125차례에 걸쳐 자신이나 여자친구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환경운동연합의 자체 조사와 검찰 수사 내용을 보면, 김씨는 또 기부금을 받아 외형상의 목적 외의 용도에 쓰는 일부 단체들의 관행인 ‘오버헤드’에 착안해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05년 3월 환경 관련 어린이 공연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지원받은 6200만원을 공연기획자 쪽에 전달했다가 곧바로 1872만원을 돌려받았다. 김씨는 이 가운데 1200여만원을 활동가 급여로 쓰고, 600여만원을 여자친구에게 송금하거나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04년 6월 환경 관련 뮤지컬 공연 개최 명목으로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1억8천만원을 지원받아, 8천만원은 공연단체에 지급하고 나머지 1억원을 환경운동연합 직원들의 급여나 공과금을 내는 데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런 방식으로 기업으로부터 받은 3억2천여만원 가운데 1억3천여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빼돌린 돈을 자동차 구입비와 생활비로 쓰거나, 여자친구의 생활비로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김씨는 신용불량자로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어서 여자친구 명의의 카드를 만들어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와 공모한 혐의로 환경운동연합의 김아무개 국장을 4일 부르기로 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고제규 기자
unj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