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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09 08:49 수정 : 2008.09.09 08:49

8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건물 앞에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전 간부 보조금유용 수사…특수부 투입 왜?

검찰이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참여정부 인사들을 향하던 사정의 칼날이 시민단체에까지 겨눠지고 있다. 시민단체 쪽은 촛불시위가 잦아들면서 ‘길들이기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며 반발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8일 오전 수사관 15명을 동원해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장부 등 재정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2월 불거진 김아무개씨 등 이 단체 전 간부·활동가의 횡령 의혹을 비롯해 정부 보조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김씨 등 2명이 지난 3년 동안 6600만원의 기업·정부 보조금을 개인 계좌에 넣어 관리해 온 사실을 밝혀내고 권고사직 등 자체 징계하고 이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 7월 내사에 착수한 검찰은 김씨 등의 횡령 의혹을 제기한 내부 제보자와 참고인 조사를 통해 환경운동연합이 정부 지원금 가운데 일부를 다른 사업에 썼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단체가 받은 다른 보조금의 사용처도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의혹이 불거진 지 이미 6개월이 지난데다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검찰이 뒤늦게 문제 삼아 압수수색을 벌인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로 일관해 왔던 제보자의 진술을 핑계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해 단체의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다”며 “대운하 백지화 운동에 앞장서 온 시민단체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치적 목적의 수사”라고 비난했다.

시민단체 쪽은 또 권력형 비리나 대형 비리를 캐는 특수부가 투입된 점에 주목하며, 비영리 민간단체지원법에 근거해 시민단체에 지원한 정부 보조금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영리 민간단체지원법은 교부받은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기업과 방송사, 참여정부 인사들과 관련 있는 기업들에 이어 이젠 시민단체까지 정치적 목적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환경운동연합에 한해 내사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단체 수사는) 확정적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구체적 수사 단서가 있어야 한다”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검찰 안에서는 특수부가 시민단체에 ‘칼’을 들이대고 나선 것을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시민단체 정부 보조금을 용도 외에 쓴 부분은 감사원이 지적해 환수하면 될 사항이고, 수사를 하더라도 형사부가 할 대상인데 굳이 특수부가 나선 점은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의 ‘먼지털이’식 압수수색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환경운동연합에서 모두 9상자 분량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가져가고, 사무총장의 개인수첩까지 뒤졌다. 지난 3월 공기업 수사를 신호탄으로 시작된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은 사무실과 컴퓨터, 집 등을 샅샅이 훑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투입된 기간과 인력만큼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임채진 검찰총장이 강조한 ‘품위와 절제’ 수사 원칙과 달리, 막연한 범죄 첩보를 근거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새로운 범죄 단서를 찾아내려는 ‘탐색적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제규 김성환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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