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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6 16:30 수정 : 2008.06.16 20:42

해당 사립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

게시판에 올린 학생 불러 인격 무시 발언까지
총학생회 수업거부 투쟁 나서 공개사과 촉구

한 사립대학교 총장이 학교게시판에 올라온 ‘촛불시위 군홧발 폭행 동영상’을 직접 삭제 지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해 12일부터 수업거부 투쟁을 벌이며 총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게시물은 ㄱ대학교에 재학중인 김아무개 학생(불교학과 4년)이 지난 1일 동영상과 함께 올린 글이다.

김아무개 학생은 “전경이 여대생을 군홧발로 차는 일이 벌어진 것을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글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그런데 다음날 글이 갑자기 사라졌고 총장 지시로 삭제된 것을 알았다. 오히려 총장은 나를 총장실로 불러 ‘학교게시판에 부적절한 글을 올렸다’며 혼을 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 학교 성아무개 총장이 사과는 커녕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면서 “돈도 내지 않고 학교를 다니면서…”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고 있다.

결국, 총학생회 쪽은 9일 성명을 내어 “김아무개 학생 및 전교생에게 사과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학교 쪽에 요구했다. 사건이 커지자 결국 성 총장은 12일 학생들을 만나 “학생들의 기본권리를 침해해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최아무개 교학처장은 “총장이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지나쳐 벌어진 일인 것 같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학생회는 12일부터 수업거부투쟁을 벌이며 성총장의 성의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게시글 삭제 사건’ 뿐 아니라 그 동안 성 총장이 보여왔던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학생들에 따르면, 성 총장은 학교에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하면 직접 지시해 ‘교환학생 선발’에서도 탈락시키려 하고, 학생들이 주최하는 정치토론회 등도 막았다는 것이다.


이 학교 학생 배 아무개(일본어통상통역학 2년)씨는 “최근 일본 교환학생으로 선발됐는데 김아무개 지도교수로부터 ‘총장이 날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주었다. 이럴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배씨는 “작년에 학교에 ‘일방적인 학사 운영은 잘못 됐다’는 취지의 글을 학교 쪽에 제출했는데 학교 쪽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라 주장했다. 김 교수가 총장을 설득한 끝에 결국 배씨는 교환학생에 선발될 수 있었다.

김아무개(불교학 2년)씨는 작년에 추진하려던 ‘대선 토론회’ 무산경험을 씁쓸해하며 털어 놓았다. 김씨는 “작년 11월 말에 학생들과 대선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학교 쪽이 못하게 했다. 총장이 날 불러 ‘민감한 시기에 공부나 하지 이런 걸 왜 하나’ 라고 말해 황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성 총장 자신은 학생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처럼 해야 모두 성공한다’고 말해왔다“고 배씨는 전했다. 학생들은 “성 총장이 마치 학생들을 고등학생 다루듯 해왔다”고 말했다. 조아무개(행정학과 2년)씨는 “지금 학생들이 얘기하는 건 기본적인 학생들의 자유와 권리다. 더 이상 총장이 우리를 고등학교 4학년처럼 여기지 말고 성인으로 대접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성 총장은 지난 주말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고 아무개 기획관리처장은 “학생들과 총장 사이에 그 동안 여러 차례 마찰이 있었던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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