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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23 21:00 수정 : 2008.04.23 21:02

하나로텔레콤 고객정보 유출 흐름

판촉업체 1천곳에 8500만건 넘겨…경찰, 박병무 전대표 등 22명 입건

정통부 ‘눈감기’ 여부도 조사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통신서비스 업체가 수백만명의 고객정보를 불법 유출해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3일 초고속인터넷 통신 상품에 가입한 고객 등 600여만명의 개인정보 8500만건을 본인 동의없이 전국 1000여 곳의 판촉업체(텔레마케팅)에 제공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박병무(47)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등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에스시제일은행과 신용카드 회원모집 제휴계약을 맺은 뒤, 통신상품 가입고객의 개인정보 96만건을 신용카드 회원을 모집하는 판촉업체에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이미 상품 계약을 해지한 고객의 개인정보도 삭제하지 않고 판촉업체에 넘긴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나로텔레콤은 ‘하나로텔레세일즈’라는 자회사를 통해 회사 차원에서 고객정보를 불법관리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이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을 감독해야 하는 옛 정보통신부와 통신위원회 직원들도 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서비스 업체의 불법행위를 눈감아 주고 허위조사를 해 왔는지도 조사 중”이라며 “수사 결과 개인정보 유출이 예상보다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나 다른 통신서비스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8월에도 초고속인터넷 가입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자회사인 인터넷 포털사이트 회원으로 무단 가입시키고 프로그램 판매업체에 제공하다 적발된 바 있다. 당시 정보통신부·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에 피해자들의 민원이 이어져 관계 당국이 시정 조처를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이를 무시한 채 불법 영업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부문 국내 2위 사업자로, 지난 3월 에스케이텔레콤에 인수됐다. 조신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당국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으며, 수사가 종결되면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해부터 하나로텔레콤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소송을 준비해 왔다”며 “피해자와 피해 사실이 경찰 수사로 확인됨에 따라 집단소송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송참가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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