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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마을, 또 하나의 학원
서울·경기 4곳 “프로그램 50% 수익보장”…‘혈세 낭비’ 지적
학생 줄고 일반인 늘어…‘학생 연수비용 절감’ 설립취지 흔들
새 정부 들어 자치단체들이 수천억원을 들여 ‘영어마을’ 조성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영어 몰입교육’ 등 영어 교육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유별난 강조에 그동안 눈치만 보던 자치단체들도 힘을 얻어 밀어붙일 태세다. 이에 반해 영어마을 건립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하는 자치단체들이 줄을 잇는가 하면, 이미 자치단체들이 건립해 운영하던 영어마을도 잇달아 사교육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자치단체 9곳이 2253억원을 들여 만든 영어마을 11곳을 운영 중이다. 또 자치단체 14곳이 3천여억원이 들어갈 영어마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설학원화?=서울시는 지난해 7억원의 적자를 낸 영어마을 두 곳을 와이비엠 에듀케이션과 헤럴드미디어에 위탁했다. 경기도도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낸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를 ㈜크레듀에, 다음달 문을 여는 양평캠프는 에스디에이(SDA) 삼육외국어학원과 중앙일보 등에 위탁했다. 민간 위탁은 기초 자치단체들까지 확산됐다.
민간 업체는 삼성 계열사인 크레듀를 비롯해 웅진씽크빅, 에듀조선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 사교육 업체나 언론사 자회사들이다. 자치단체는 이들 업체에 영어마을 운영을 위탁하면서 적자 보전을 위해 전체 프로그램의 50%까지 수익사업을 보장해줘 ‘혈세로 사교육 업체만 배를 불리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경기 영어마을 관계자는 “수백억원을 들인 번듯한 영어교육시설을 공짜로 넘겨받아 수익사업을 하라는데 누가 싫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수익사업을 허용하면서 초·중학생들의 국외연수 비용 절감이라는 애초의 영어마을 설립 취지도 흔들리고 있다. 경기 영어마을 파주캠프는 2006년 158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를 49억원으로 줄여 민간 위탁을 하려다 보류했다. 이 과정에서 정규반인 초·중학생 수는 2006년 전체 입소자의 88%인 1만8599명에서 지난해에는 73%인 2만4275명으로 떨어졌다. 대신 ‘돈’이 되는 일반과정은 2006년 1%인 226명에서 지난해에는 공무원, 기업체 비즈니스 과정과 법관 영어교육 등으로 확대되면서 14%인 4294명으로 늘어났다. “영어마을에 시장 논리를 적용할 경우 교육의 질은 하락하고 비용도 늘어나 국외연수를 대체하고 공교육 보완 기능을 하려던 애초의 취지는 퇴색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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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돈을 들여 만든 영어마을이 적자를 못 견디고 민간 위탁으로 넘어가면서 ‘사설학원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휴일인 9일 오후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시청 앞 거리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캐릭터 인형과 사진을 찍거나 주변의 건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파주/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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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혁신정책 기획관리실 교육협력팀 김성호 차장은 “재정 부담이 큰 영어마을 대신 방과후 영어학교처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빈부 차이와 도·농 학력 격차를 해소하는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박주희 기자, 전국종합 ydho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