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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학생 간 접촉 막는다며…7교시 수업에 쉬는 시간 ‘0분’

등록 :2020-06-02 18:13수정 :2020-06-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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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2주 학교 현장, ‘방역과 교육 사이’ 혼선]
4시간40분 연달아 수업 뒤 귀가
학생들 “엉덩이 아프고 지친다”
방역 수칙상 금지된 모둠활동

“수행평가·시험 보기 위해 등교”
일선 학교 교사들 고민 깊어가
2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등교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산발적인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3일부터 초·중·고 학생 178만명이 추가로 등굣길에 오른다. 고1·중2·초3∼4학년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등교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산발적인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3일부터 초·중·고 학생 178만명이 추가로 등굣길에 오른다. 고1·중2·초3∼4학년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연합뉴스

고3을 시작으로 지난달 20일부터 등교를 재개한 지 2주가 지났지만, 학교 현장에선 ‘방역과 교육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고1과 중2, 초3~4학년까지 등교를 재개하면 전국 학생 595만명 가운데 77%인 459만명이 등교 대상이 되는데, 일부 학교에선 학생 간 접촉을 막겠다며 쉬는 시간 자체를 없애버려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3학년부터 등교한 서울 도봉구의 한 중학교는 쉬는 시간을 모두 없앴다. 학생들은 아침 8시40분부터 오후 1시20분까지 4시간40분 동안 1~7교시를 연달아 들은 뒤 점심 급식을 먹고 귀가했다. 수업시간을 이렇게 조정한 것은 쉬는 시간에 학생들 사이 접촉을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방역을 위한 고육지책임을 고려하더라도 학생들은 “연속으로 수업을 들으니 엉덩이가 너무 아프고 지쳐서 선생님 질문에 대답할 힘도 없다”고 호소했다.

쉬는 시간이 없어지면서 화장실 이용도 어려워졌다. 학생들은 “매 교시 끝나기 10분 전 화장실 갈 사람 손 들라고 하는데 남녀합반이라 서로 눈치 보느라 잘 안 가게 된다” “생리를 하는 여학생들은 평소보다 더 자주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매시간 손을 드느냐”고 말했다. 이 학교 교사 ㄱ씨는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학교장 재량으로 쉬는 시간을 없앤 학교는 이 학교뿐만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방역 지침상 모둠활동을 할 수 없고, 학생 간 대화도 자제시켜야 한다는 점도 교사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그동안 수업 교과·주제에 따라 모둠활동을 많이 활용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했던 수업 방식을 활용할 수 없어 답답하다. 더구나 교사들도 만나서 반가워하는 학생들한테 뚝 떨어져서 대화하라고 단속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교육은 ‘관계’에서 시작되는데, 코로나19로 교우관계 형성은 물론 교사와 학생 사이 관계맺음도 이전보다 쉽지 않다고 했다.

어렵게 재개한 등교수업이 평가 위주로 흘러가는 것도 학생들에겐 부담이다. 등교 4일 만에 수행평가만 최소 6번을 봤다는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오로지 수행평가와 성적 때문에 학교에 나오라고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원격수업 때 배운 내용을 등교수업 때 복습하느냐, 바로 시험을 치르느냐도 학교마다 다르다. 경기 성남시의 한 고등학교는 “학사일정이 빠듯한데다 복습을 하면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문제 찍어주기’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교사들의 의견에 따라, 복습 없이 그대로 시험을 치르고 진도도 나가기로 했다. 관할 교육지원청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라”고만 안내했다.

교육당국이 등교 여부를 결정하는 데만 급급했던 사이, 일선 학교 교사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육부는 등교 여부에, 학교는 평가 공정성에만 신경을 기울이다 보니 정작 등교수업에서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는지는 아무도 살피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여기저기서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 벌어지는데, 특히 우리나라 교육은 그동안 입시를 위한 평가만을 중심으로 움직여왔기 때문에 더욱 답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유진 최원형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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