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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전국 마이스터고 51곳 내년 고교학점제 도입

등록 :2019-08-21 20:49수정 :2019-08-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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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체 고교로 확대”
교육과정 다양성 커지고
학교밖 학습경험 활성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정해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생도 대학생처럼 다양한 과목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수업을 듣는 ‘고교학점제’가 내년 전국 51개 마이스터고부터 전면 도입된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맞게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중앙집중형에서 분권형·자치형 교육과정으로 전환을 추구하는 ‘고교학점제’가 학교 패러다임 변화의 서막을 열 것이라는 평가다.

21일 오전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마이스터고는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 산업 분야에서 기술 명장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직업계 고등학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산업계의 수요에 맞춰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마이스터고는 교육과정이 이미 탄력적이라 학점제를 우선 도입하기에 좋다”고 밝혔다. 2022년에 특성화고와 일반고에 부분 도입한 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생이 고교생이 되는 2025년에 일반고를 포함해 모든 고교로 확대하는 것이 교육부의 구상이다. 내년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도 발표한다.

내년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마이스터고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질까? 학교가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할 여지가 늘어난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현재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3년간 ‘204단위’의 교과를 이수해야 한다. 1단위는 50분짜리 수업 17회를 의미한다. 그런데 고교학점제가 실시되면 교육과정 이수단위가 ‘단위’에서 ‘학점’으로 바뀌고, 1학점은 50분짜리 수업 16회가 된다. 총 이수과정도 현행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준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교육과정이 유연해져 학교마다 이전에 비해 주당 4시간이 남게 된다”며 “이 시간들을 학교가 학생들에 맞춰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기획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업이 주는 대신 학교 밖 학습 경험을 활성화할 수도 있고, 마이스터고 학생은 자신의 전공 학과 외에도 타 학과 과목·과정을 이수할 수 있어 융합·심화 교육의 길도 열린다. 예를 들어 기계과 ‘기계 조작 과정’ 수강생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른 과의 소프트웨어 과목을 수강하고 싶다면 관련 과목을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전공의 관련 과목을 최소 24학점 들으면 부전공도 인정된다. 부전공을 허용하면 인기 학과로 쏠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에 박 차관은 “진로전담 교사를 확충해 진로교육을 강화하면 유행만을 좇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학교가 특정 과목을 세분화해 새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산업체나 전문대학 등 지역사회 기관을 활용해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

다만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하지 않은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고교학점제가 일반고까지 정착하려면 내신에 있어 성취평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평가가 유지된다면, 자신의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점수 따기 좋은 과목을 고를 수 있고, 소수 학생이 듣는 과목은 등급별 평가가 불가능해 개설 자체를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마이스터고 도입 방안에서는 성취평가제를 전면 도입하지는 않았다. 마이스터고는 이미 직업계고 전공과목과 같은 개념인 ‘전문교과Ⅱ’에서 성취평가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약 32%를 차지하는 국·영·수·사·과·예체능 등 보통교과 과목은 일반고와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평가제를 적용한다. 교육과정 개편과 맞물린 평가제도, 졸업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대학입시를 위해 내신성적이 중요한 일반고까지 완전한 고교학점제 시행이 어렵다.

안상진 서울교육청 정책보좌관은 지난 7월24일 국회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 “소수의 학생이 원하는 수업이 다양하게 개설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대평가 방식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면 도입돼야 하고, 재이수나 유급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제한 과목의 유급이나 재수강 제도가 도입되고, 기준 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하는 제도가 돼야 고교학점제가 완전해진다는 것이다. 자율형사립고 등 고교 서열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면 고교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우려도 있다.

앞으로 해결할 문제는 많지만 고교학점제에 대한 기대는 높다. 김성천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과거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시스템 속에서 학생들은 수동적 존재였다면, 고교학점제로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고유성을 발견해 아이를 키우는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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