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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 노동조합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 노조회의실에서 ‘MB낙하산 퇴진 및 방송장악 분쇄 대책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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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선임방식 수술 시급
급조된 사추위서 후보추천…‘낙하산’ 피할수 없어
각계인사 참여 별도 위원회서 사장 선출 의견도
한국방송은 지난 1973년 공사체제로 바뀐 뒤, 한국방송 이사회가 사장을 결정해왔다. 그러다가 2003년 시민단체와 전국언론노조가 자체적으로 사추위를 꾸려 3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제안하면서 사추위 추천 전통이 시작됐다. 2006년에는 이사회 제안으로 사추위가 구성됐으나 정족수 미달 등의 사유로 추천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는 2003년처럼 한국방송 노조 등 이사회 외부에서 먼저 사추위를 제안했다. 고영신 한국방송 이사는 “사추위가 제도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추위의 실효성이다. 김서중 교수는 “사추위가 성과를 거두려면 정파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구성돼야 하고, 후보들에게 과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추위의 경우 여야가 3대 2로 나눠먹으면서 ‘한국방송 이사회 재판’이 됐다. 게다가 구체적인 심사기준도 없이 주로 ‘정성적’ 평가가 이뤄졌다. 한 사추위원은 “사추위원 한 명이 후보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시간이 고작 5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일차적으로 공영성, 소외계층·지역 배려 등 한국방송의 설립정신에 부합하는 사람들로 사추위원들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독일의 공영방송인 <체트데에프>(ZDF)의 방송위원회는 16개의 주 대표와 기독교, 노동자연맹 등 다양한 계층을 대표하는 77명으로 구성돼 사장 후보를 추천한다.
한국방송 사장후보의 자격요건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한국방송 정관에는 사장 후보의 적격사유로 △대한민국 국민 △정당원이 아닌 자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 등 3가지만 적시해 놓고 있다. 어제까지 정당원이었다가 오늘 탈당계를 제출하면 문제가 없을 정도로 허술하다.
48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지난달 16일 △직전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던 자 △당적을 이탈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공직에서 퇴임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을 사장 결격 사유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 노조도 지난달말 정치권 연루자(독립성), 반공영론자(공공성), 비리 연루자(도덕성), 방송·경영 비전문가(전문성), 불통·갈등 조장자(통합성)는 사장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많은 나라의 공영방송은 사장 조건으로 정치적 독립성, 현안에 대한 정책적 견해, 공영방송 철학 등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계 인사가 두루 참여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두어 아예 이곳에서 사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춘 중앙대 명예교수는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한국방송 사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현 이사회 대신 다수가 참여하는 ‘사회개방형 공영방송위원회’를 방송통신위원회와 별도로 두고, 이 위원회에서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