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29일 미디어법 개정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통과가 유효하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 언론단체 및 언론학자들은 상이한 반응을 나타냈다.
미디어법 개정 과정에서 대립각을 보였듯이 찬성 측은 미디어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고, 반대 측은 재개정하거나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각계의 의견을 신중히 수렴할 것을 요구했다.
언론단체의 경우 여당의 미디어법안을 지원사격했던 방송개혁시민연대 김강원 대표는 "헌재가 정치적으로 타협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새로 개정하는 것은 국민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데다, 방송 환경도 혼란해질 수 있기 때문에 통과된 법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능한 한 빨리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를 선정해 방송산업의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이 경우 지상파 방송 개혁을 앞당길 수 있고, 시청자들도 다양한 종합매체를 접해 편향 및 왜곡된 보도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이우환 사무처장은 "이번 결과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것으로 고도의 정치적 결정일 뿐 법리적인 합리성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헌재의 결정은 법리적이나 헌법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 미디어법을 재론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절차적 문제가 인정되는 만큼 시민사회단체 및 야당과 힘을 합쳐 미디어법을 재개정하도록 싸워나갈 것"이라며 "조.중.동 종편이 생기지 않도록 종편에 참여한 대기업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전개해 종편 설립 자체를 무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엇갈렸다. 명지대 최선규 교수는 "헌재가 법 자체가 아닌 입법 절차에 문제를 삼은 만큼 법을 재개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법이 통과 뒤 3개월간 후속작업이 지지부진했는데, 광고시장 재편에 대한 입장과 투명한 종편 심사 기준 등을 세우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문대 황 근 교수는 "그동안 헌재 결정을 기다리느라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다시 한번 종편 및 미디어랩 등과 관련된 여러 정책들을 조정해 정밀한 추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미디어법이 산업적 측면을 기대만큼 반영하지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대 이창현 교수는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실패한 법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며 "여야는 최소한의 민주주의 절차를 밟지 못한 원죄를 가진 미디어법을 재개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대 윤석년 교수는 "헌재가 미디어법의 통과과정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미디어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다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면 불신을 낳을 뿐만 아니라 법을 재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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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학자, 헌재결정 엇갈린 반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