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05 19:40
수정 : 2009.08.05 22:22
공청회도 없이 초안 마무리…6일 전체회의 보고
“종편 등 사업자 선정은 헌재결정 감안해 진행”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안에 선정한다고 공언했던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하겠다고 밝혀, 선정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기준 마련 등 정책방안은 예정대로 이달 말 확정하기로 했다. 또 강행처리된 방송법의 시행령 초안 마련 작업도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사실상 끝마쳤다.
황부군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5일 오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종편채널과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시기와 관련해 “헌재에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가 진행중인데, 이를 감안해 할 예정”이라며 “(선정) 시기는 사법부의 판단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 결과는) 모든 가능성이 다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애초 연말까지 끝내기로 했던 종편과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방통위는 애초 정책방안 확정과 승인 계획 공고, 신청 접수, 심사 절차를 거쳐 연말까지 1~2개의 종편과 1개 정도의 보도채널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황 국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목표는 12월인데, 헌재가 일정을 어떻게 가져갈지 모르니까 (선정 시기를) 좀 신중하게 고려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지상파방송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상호진입 지분비율을 33%로 정하고 △신문·방송 겸영 시 여론집중도 문제를 조사하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를 7~9명으로 구성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또 신문사가 방송에 진입할 때 적용받는 ‘20% 신문구독률’ 기준을 전체 가구 중에서 일정 기간 특정 신문을 보는 가구 수로 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해당 신문사로부터 발행·유가부수 등 경영자료를 제출받고, 신문잡지부수공사(한국ABC협회)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서 판단하기로 했다.
이 시행령 초안은 6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상임위원 전체회의에 보고된다. 이어 관계부처 협의 및 입법예고 → 방통위 의결 → 규제개혁위 및 법제처 심사 → 국무회의 → 대통령 재가 및 관보게재 일정을 거쳐 늦어도 10월20일까지는 확정할 계획이다. 황 국장은 “방송법이 11월1일 발효되는 만큼 시행령 개정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쪽 상임위원들은 6일 전체회의에 불참하기로 해 최시중 위원장 등 여당 쪽 상임위원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보고가 이뤄지게 된다.
이에 대해 시민·언론단체들은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시행령 마련과 사업자 선정을 늦춰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2007년 참여정부 때 방송위가 중간광고를 도입하려고 시행령을 바꾸려고 했을 때도 국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하자 여러 차례의 토론과 공청회, 정당 의견 수렴 등을 거쳤다”며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시행령 작업은 유보하고 방송법에 대한 여론수렴을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효성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은 “법안 통과 자체가 형식 요건이 결여돼 논란이 되고 있는데, 정부가 ‘방송법 못박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