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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의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해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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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기관 규정→공무원법 적용→‘직무정지’ 점쳐
각 단계 현행법과 충돌…“휴가철 겨냥” 분석도 <한국방송>을 ‘정부 산하기관’이라고 규정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발언은 정연주 한국방송 사장 해임을 염두에 둔 정권 차원의 치밀한 각본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언론계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현행법에도 어긋나, 실행에 옮기는 순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언론계와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아주 치밀하게 정 사장 제거 작전을 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작업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 박재완 수석의 ‘한국방송은 정부 산하기관’ 발언이라는 풀이다. 검찰은 다음주 한국방송의 ‘세무소송’과 관련해 정 사장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지를 최종결정하기로 했다. 정권의 뜻에 척척 손발을 맞추고 있는 최근 검찰의 태도를 고려할 때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기소할 경우 다음 수순은 이를 빌미로 한국방송 이사회가 정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을 근거로 정 사장의 직무를 정지시킨다는 것이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내다보는 현 정부의 정 사장 ‘제거’ 각본이다. 지난 18일 방통위가 신태섭 한국방송 이사를 전격 해임한 것도 정 사장 제거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신 이사의 해임으로 한국방송 이사회는 친한나라당 성향 이사가 11명 중 7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런 각본은 출발부터 현행법을 무시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행 방송법은 “한국방송공사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법률상 정부산하기관이 아니다. 더 나아가 행정안전부는 한국방송이 설령 정부 산하기관이라 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 산하기관 임직원은 민간인이기 때문에 공무원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다만 해당 기관에서 징계절차 등에 공무원법을 준용한다는 별도의 조항이 명시된 경우에만 예외를 둔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내규에는 별도의 공무원법 준용 조항이 없다. 따라서 검찰이 정 사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해 직무정지시킬 근거가 없다. 정 사장 변호인단의 송호창 변호사는 “정 사장에 대한 업무정지의 적법성은 배임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현실에서는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박재완 수석은 정 사장 ‘제거’ 시나리오와 관련해 “그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정부 산하기관은 공직자윤리법을 적용받을지 몰라도 국가공무원법은 적용받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휴가철과 올림픽 기간을 의도적으로 택해 무리수를 둘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현 정권이 정 사장 해임 각본을 서둘러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점치면서 “정 사장이 해임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더라도 법원이 휴가철이라 빨리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한국방송의 한 이사도 “반발 여론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림픽 기간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언론계에서는 <와이티엔>의 구본홍 사장 낙하산 선임 과정에서 엿볼 수 있듯이, 정부가 탈법·불법적 조처를 하면서 무리하게 정 사장 제거 시나리오를 관철하려고 하면 국민의 저항이 더욱 거세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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