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7 18:39
수정 : 2006.10.17 18:39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지난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자장면을 ‘글루탐산 나트륨’(MSG·monosodium glutamate)과 결합시킨 ‘MSG 자장면’편을 방영했다.
위해성 논란이 있는 엠에스지는 1909년 일본의 한 연구자가 다시마를 삶은 국물에는 단맛·신맛·쓴맛·짠맛 외에 ‘감칠맛’이라는 제5의 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 이를 화학적으로 합성한 조미료다. 엠에스지는‘아지노모토’라는 상품명으로 세상에 등장한 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진출했다. 서양 소비자들도 처음에는 동양의 맛 엠에스지에 매료됐으나, 엠에스지가 들어간 음식을 먹은 후 각종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특히 중국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그런 사례가 많아 미국인들은 이를 ‘중국음식점증후군’이라 불렀고, 엠에스지를 원인물질로 의심했다.
1959년 미국 식품의약청은 엠에스지를 ‘전체적으로 볼 때 안전한 성분’으로 규정했다. 설탕과 소금도 이 범주에 속한다. 설탕과 소금을 많이 먹으면 탈이 나듯 엠에스지도 알아서 적당히 섭취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금까지 각국에서 엠에스지의 위해성을 밝히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결론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일부 사람들은 두통을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국 정부들도 특별히 규제는 하지 않고, 엠에스지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 엠에스지를 빼달라고 부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방송을 보면서 드는 걱정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엠에스지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2005년 태평양공동체사무국(SPC)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미국인은 하루 평균 0.55g, 일본인은 1.42g의 엠에스지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엠에스지를 3g 이상 빈속에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전체 자장면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난주 방송에 등장한 자장면에는 한 그릇에 4~22g의 엠에스지가 들어 있었다. 자장면 업계는 다른 음식은 놔두고 자장면만 문제 삼은 것이 억울할 수 있겠으나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한다.
엠에스지 자장면 프로그램은 실험방법 등에서 몇 군데 허점이 있었지만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을 방송이 일방적으로 무리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