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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2 16:10 수정 : 2006.05.12 19:08

검찰이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의 줄기세포 1번(NT-1)의 처녀(단성)생식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함에 따라 이에 대한 논란은 과학계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서울대는 올해 1월 조사위 보고서에서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고 이달 초에는 관련 추가 실험자료를 공개하며 같은 결론을 재확인했으나 황 전 교수측은 이런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왔다.

검찰의 `명시적 판단 유보' 결정 배경에는 "지엽적인 문제로 시비에 휘말릴 필요가 없으며 과학적 판단은 학계의 몫"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서울대 조사위와 동일한 의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사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런 태도를 시사했다.

황 전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는 올해 초부터 "NT-1이 처녀생식이 아니라는 각인유전자 검사가 나왔다"고 주장해왔으나 검찰은 "검사결과의 신뢰성도 의문이거니와 설사 그런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처녀생식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2004년 사이언스 논문 게재 이전에 강 교수 등이 처녀생식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각인검사를 실시했으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각인검사 조작을 감행했다"고 공개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강 교수가 2003년부터 처녀생식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논문조작 폭로 이후 이를 부인하는 주장을 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과학계 전문가들은 이달 초 서울대 연구처의 추가자료 공개 이후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이라는 결론 자체에는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과학계 일각에서는 "각종 검사결과를 볼 때 NT-1이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가 아니라 배아암종(embryonal carcinoma)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NT-1의 정체가 `처녀생식 줄기세포'가 아니라 `처녀생식 암세포'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황 전 교수팀이 일부러 암세포를 가져와 줄기세포인 것처럼 꾸몄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므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난자 공여자의 병력을 조사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추가 데이터와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근거가 부족한 추측'에 불과하며 검찰 수사 결과의 타당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 용어설명

▲ 각인검사(imprinting anlysis) = 각인유전자는 동일 염색체에서 똑같은 위치에 있는 대립유전자(allele)라도 아버지쪽에서 물려받은 것이냐, 아니면 어머니쪽에서 물려받은 것이냐에 따라 발현 여부가 달라진다.

아버지쪽에서 물려받은 경우만 발현되는 유전자를 부계 각인유전자라 부르고, 어머니쪽에서 물려받은 경우만 발현되는 유전자를 모계 각인유전자라 일컫는다.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이라면 정자 없이 난자에서만 유래했기에 모계 각인유전 자만 발현되고 부계 각인유전자는 발현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처녀생식이 아니라면 부계와 모계 각인유전자가 모두 발현될 것이므로 `처녀생식 산물이냐, 체세포 복제 산물이냐'를 가릴 수 있다는 게 황 전 교수측 주장의 골자다.

하지만 황 전 교수측 주장과는 달리 각인유전자 검사를 통해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NT-1 실험에 사용된 난자는 엄밀히 말해 성숙 난자(ovum)가 아니라 그 전 단계 의 미성숙 난자인 난모세포(oocyte)이기 때문에 난자 성숙 과정에서 이뤄지는 각인 과정이 완료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각인 과정이 일단 이뤄졌다가 도로 지워지는 사례가 많으며 특히 핵치환 등 인위적 조작이 가해진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지적도 있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