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02 23:06
수정 : 2010.09.02 23:06
인터넷으로만 의견 묻고 도청직원에 실명 참여 통보
경남도가 정부에서 위탁받은 4대강 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경남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나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찬반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도는 지난달 19일 정부가 위탁한 4대강 사업의 사업권 반납 여부를 알려 달라는 부산국토관리청의 요청에 대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대안을 건의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8일까지 도 공식 누리집(gsnd.net) 등을 통해 도가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는 낙동강 사업 구간의 계속 추진 여부를 묻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해 여론조사의 기본 요건인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도민들은 의견을 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또 대상을 경남도민으로 제한해야 함에도 준비 부족과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지역과 관계없이 누구나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다른 지역 응답자는 집계 과정에서 걸러낼 방침이지만, 경남 도내 가짜 주소를 적었을 때는 걸러낼 방법이 없다. 게다가 도청 직원 모두에게도 조사에 참여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신뢰성을 잃었기 때문에 경남도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없어 무의미한 일”이라며 “정확한 조사 기법을 사용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시간과 비용을 다소 들이더라도 조사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기 함안보 피해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도 “낙동강변에서 농사지으며 사는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의 직접 당사자들인데, 이들 가운데 인터넷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결코 도민의 여론을 수렴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휘 합천보 피해대책위 사무국장은 “그런 조사를 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며 “1일 대책위 전체 회의를 했는데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더라”고 밝혔다.
도의 한 공무원도 “김두관 지사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실명 인증을 받고 답을 하려니 매우 부담스러웠다”며 “모든 공무원들이 솔직히 답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맡은 경남도 국책사업지원과는 “조사 결과에 대한 판단은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