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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 갤러리’ 만든 대전 호수돈여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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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 갤러리’ 만든 대전 호수돈여고 학생들
김주태교사·학생들 똘똘 뭉쳐 교실 1칸 크기 갤러리 만들어
“학업보다 더 소중한 공부해”
어려움속 현대미술 공간 꿈꿔 “전에는 학교 가기가 싫었는데, 이젠 학교가 재밌어졌어요. 숨도 확 트인 것 같아요.” 대전 중구 선화동 호수돈여고(교장 신현충)에 작지만 뜻있는 공간이 등장했다. 지난 7월21일 문을 연 ‘홀스톤갤러리’가 그곳이다. 이곳은 전국에서 드문 ‘학교 안 갤러리’다. 김주태(51) 미술교사와 미술반 학생들이 똘똘 뭉쳐 일궈낸 교실 한 칸 크기의 갤러리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이것이 대전 미술이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미술반 학생들은 전시회에 참여한 대전 출신 작가들을 서울까지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했다. 2일 오후 갤러리에서 만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며 활짝 웃었다. 2학년 이재홍양은 “한여름에 개관식 준비를 하면서 나무책상에 페인트칠을 일일이 직접 했다”며 “교복 치마가 더러워져서 새로 맞춰야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3학년 소민경양이 느낀 감동은 남다르다. “처음 갤러리 공사를 시작할 땐 ‘이게 정말 갤러리처럼 보이기는 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공사가 끝난 뒤 조명을 켜는 순간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학과 공부를 하면서 갤러리 운영에도 참여하는 게 이들에겐 또다른 공부가 된다. 입시 공부와는 별도로 갤러리가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나침반 몫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소민경양은 “고3이라 부담이 많이 되긴 했다”며 “갤러리를 구상하고 운영하고 작가들을 인터뷰하면서 학업보다 더 소중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갤러리에 앉아서 집중해 공부하면 되니까,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1학년 양다경양)는 학생도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갤러리를 ‘사랑’하게 된 데는 김주태 교사의 힘이 컸다. 학생들은 김 교사를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리 매우 자유롭고 개성적인 분”이라고 전했다. 2학년 김환희양은 “중3 때 언니들한테 미술 선생님이 독특하고 재미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호수돈여고를 1지망으로 정했다”고 한다. ‘미술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김 교사의 수업에서 알게 됐다는 게 학생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이들은 갤러리의 ‘주인’이 된 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게 돼 더욱 힘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갓 태어난 갤러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데다, 갤러리 운영 예산이 전혀 없어서다. 김 교사는 “학생·가족이 그린 작은 그림을 모으고, 거리에서 대전 시민들의 그림을 직접 받아 전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현대미술을 알리는 대안공간으로 키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전시·후원 문의 (042)221-2613.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